두산그룹이 2008년 인수한 이후 감사 안받아…"직무유기"

교육부가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이후 단 한 차례도 재단이나 대학본부 감사에 착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을 중앙대 캠퍼스 통폐합 추진 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최근 기소한 가운데 교육당국의 '무감사(無鑑査)'가 사학비리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입수한 교육부 감사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교육당국은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지난 2008년 5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8년간 감사를 거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2012년 9월 감사에 착수했지만 재단과 중앙대 자체를 전반적으로 따져보는 종합감사나 특별감사, 회계감사가 아닌 직원 2명만 투입한 '사안감사'로, 외부연구과제를 수행한 교수가 조교 인건비 1억3362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개인비리를 적발했다.
보통 교육부 감사는 국·공립대를 제외한 사립대의 경우 일정한 주기가 없으나, 수원대와 상지대처럼 비리나 학내분규 등을 통해 여론이 악화되면 감사에 착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하고 구조조정 등을 강행해 2010년에는 일부 학생이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여 학내외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도 교육당국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중앙대의 한 교수는 "아무리 교육부 감사가 무작위라고 하더라도 재벌이 대학을 인수한 다음에 감사를 아예 안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또 다른 어떤 압력이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교육부 고위 관료가 중앙대 본·분교와 적십자간호대학 통폐합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것처럼 '감사 면제권'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홍근 의원은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에다 입시선발에서 성차별 지시 의혹까지 받고 있는 중앙대가 여태껏 감사를 받지 않은 것은 교육부의 명백한 직무유기"라면서 "결국 교육당국의 방치 속에 초대형 사학비리가 터진 것"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중앙대 캠퍼스 통폐합 특혜는 정책적인 문제이고, 감사 시행 여부와는 별개"라면서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을 별도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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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전 수석은 중앙대의 각종 특혜를 주기 위해 2012년 11월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에 직접 압력을 넣은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당시 이를 조사하던 사립대학제도과 소속 김모 과장과 김모 사무관은 같은해 12월 인사보복 차원에서 지방 국립대로 좌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