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육부 특혜 의혹 "대학 통폐합·골프장 부당 승인"

[단독]교육부 특혜 의혹 "대학 통폐합·골프장 부당 승인"

이정혁 기자
2015.11.19 05:02

감사원 감사서 적발 "중앙대·가천의대·건국대 등에 과도한 특혜"

교육당국이 서울 주요 사립대 2곳의 '캠퍼스 통폐합'을 부당하게 승인하고, 또 다른 사립대가 골프장 건설을 위해 요청한 무려 850억원에 달하는 '기채(起債)'를 검토 없이 허가하는 등 각종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교육부는 특정 사립대가 추진하는 숙원사업이 당초 기준에 한참 못 미쳐도 이를 제재하지 않고 오히려 마구잡이로 승인한 셈이어서 특혜 몰아주기 논란과 함께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감사원 "중앙대·가천대, 통폐합 부적정"= 18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감사원의 교육당국 특정감사와 관련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교육부가 일부 유명 사립대의 인허가나 제재에 대해서는 관련법 자체를 느슨하게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지난 2011년 중앙대-적십자간호대, 가천의대-경원대 등 총 2건의 통폐합을 승인했다가 작년 4월 사정당국으로부터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특히 중앙대 총장을 지낸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지난 3월 초 시작된 것에 비춰보면 감사원은 이보다 1년이나 앞서 박 전 수석이 강행한 중앙대와 적십자간호대 통폐합에 교육당국이 관련됐다는 것을 포착한 셈이다.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을 위해 '수익용 기본재산' 등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대학 간 통폐합을 승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학에 '수익용 기본재산의 유지의무'만 제시하고,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평가방법'은 명확히 전달하지 않은 채 통폐합을 최종 승인해 사실상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실제 중앙대와 가천대는 수익용 기본재산을 신규로 추가 확보하지 않는 대신 재산평가 방법만 '공시지가'에서 '감정평가'로 변경해 재산가액을 늘리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는 실질적인 재산의 확보가 없어도 재무상 대학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교육의 질' 자체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학가의 평가다.

가천대는 기존에 관리 중인 부동산의 재산평가 방법을 통폐합 이전까지 적용한 공시지가가 아닌 감정평가로 바꿨다. 덕분에 무려 162억원이나 불어난 평가액을 인정받아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기준(28.0%)을 간신히 넘긴 28.1%를 기록해 통폐합에 성공했다.

중앙대 역시 공시지가 기준으로 재산정했더니 수익용 기본 재산 가액이 86억원이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기본재산 확보율도 36.5%에서 33.6%로 떨어진 탓에 통폐합 승인 조건(36.14%)을 충족하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을 뿐 불법은 아니다"라며 "박 전 수석의 압력 의혹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건국대 골프장 건설에 850억 기채 승인한 교육부= 감사원은 또 확실한 상환재원도 없는 건국대에 골프장 건설자금 용도로 850억원의 기채, 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허락한 교육부의 승인 과정도 문제 삼았다. '사립학교법' 28조와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8조에는 학교법인이 확실한 변제능력이 있을 경우에만 자금을 차입하는 대신 교육부의 허가를 받도록 명시돼 있다.

그런데 교육부는 건국대가 임대로 들어온 업주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을 '확실한 상환재원'으로 인정하고 기채를 허가했다. 감사원은 건국대 법인이 기채를 신청할 당시 보유 자금과 부채비율이 각각 178억원과 276%로 기채 신청 규모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열악한 만큼 상환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교육부는 건국대의 기채 승인에 앞서 이에 대한 검토도 하지 않은 채 허가했다"며 "결국 건국대는 기채를 허가 받은 이후 상환재원 부족 등의 사유로 5차례에 걸쳐 기채 상환조건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그 당시 업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 경영대 교수는 "서울에 있는 특정 사립대에 과도한 특혜가 집중됐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감사원 자료만 놓고 보면 교육부의 직무유기가 아니면 묵인 속에 서울 주요 사립대 3곳의 역점사업이 이뤄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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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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