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교육적 목적으로 행한 일" 항변

서울 모 사립고 교사가 제자 얼굴이 부어오를 정도로 뺨을 때리고 야구방망이로 학생을 체벌하는 등 폭력을 가한 정황이 발각됐다. 가해 교사는 체벌 후 "계엄령을 내린다" "교실에서 일어난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교사는 체벌 사실을 일부 시인하면서도 "훈육의 일환이었다"고 항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건 경위를 파악해 현장 조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8일 복수의 익명 제보자에 따르면 서울 O사립고교 2학년 A교사는 지난달부터 자신이 담임을 맡은 학생 2명 이상을 체벌했다. 제보자들은 A교사의 학급에서 연이어 발생한 도난 사건의 범인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A교사가 범인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을 다그치고 때렸다고 주장했다.
한 제보자는 "지난달 중순 해당 학급 학생들은 범인이 누군지를 찾기 위해 각자의 알리바이를 적어 A 교사에게 제출했고 이 중 추려진 10명 정도가 어디론가 불려가 추궁을 당했다"고 말했다. 또 "학생 중 일부는 뺨을 맞은 후 교실로 돌아와 급우들에게 '누군가에게 이렇게 맞은 적은 처음'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제보자 역시 "당시 A 교사가 용의선상에 오른 학생들에게 '불 때까지 때리겠다'는 식으로 엄포를 놨고 실제로 알리바이가 맞지 않은 학생이 뺨을 세게 맞았다"며 "평소에도 학교에서 A 교사가 학생을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세게 때리는 것이 목격됐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체벌은 또 일어났다. 지난 5월 도난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던 학생 중 한 명이 지난 2일 오전 A 교사에게 불려가 뺨을 세게 맞고 돌아온 것. 친구들은 뺨을 맞은 피해학생을 양호실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했다. 손자국이 선명하게 난 얼굴을 본 보건교사는 A 교사를 직접 찾아 경위를 묻기도 했다.
평소 A 교사가 학생들이 고압적으로 느낄만한 언행을 일삼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제보자들은 A 교사가 평소 야구방망이를 들고 다니며 학생들에게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보건교사가 A 교사의 체벌을 안 이후에는 "교실에서 일어난 일을 바깥에 얘기하면 가만히 안 있겠다" "계엄령을 선포한다"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머니투데이 취재가 시작되자 A 교사는 피해 학생을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보인다. 피해 학생은 이날 A교사와 급히 면담한 후 "더이상 일이 커지게 하지 말아달라"며 급우들에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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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교사는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교육적 목적을 위해 행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학생들을 추궁한 것은 워낙 학급에서 도난사고가 잦았기 때문"이라며 "아이를 때린 후 바로 구두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야구방망이에 대해서는 "평소 담이 결려 운동하는 용으로 들고 다녔고 가끔 방망이로 아이들을 치긴했지만 장난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를 실제로 때린 것은 지난 2일 한 번 뿐이며 나머지 폭행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파악해 현장 설문조사 등을 실시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