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거듭하는 성북구의 '마을 민주주의' 그 배경엔?

혁신을 거듭하는 성북구의 '마을 민주주의' 그 배경엔?

이미호 기자, 김경환 기자
2017.10.23 05:00

[인터뷰]최초 정책 제조기 김영배 성북구청장 인터뷰 "'동행지수' 개발, 시민대학도 개설"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영배 성북구청장

"기존의 성장 전략으로는 '공정한 경제'는 물론 성장 그 자체도 이룰 수 없습니다. 경제의 성장 기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중략)성북구청 청소노동자 김씨는 월급을 법정 최저임금보다 더 많이 받게 되면서 경조사에 3만원씩 꼬박꼬박 부조할 수 있게 됐고 장 볼 때 반찬거리 하나라도 더 사게 됐다고 합니다."

2015년 4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다. 성북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생활임금제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다. 당 대표가 구청장이 추진하는 정책을 교섭단체 연설에서 인용한 사례는 보기 드물다. 그만큼 혁신적이었단 얘기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지난 19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생활임금제는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의 이유'와 직결되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생활임금제란 근로자들에게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주거비, 교육비, 물가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임금 체계를 말한다.

2013년 성북구가 처음 실시한데 이어 서울시가 2015년 1월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하고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시행했다.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돼 12개 광역자치단체와 79개 기초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생활임금제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린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6470원)에 비해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영배 성북구청장

성북구의 혁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동행(同幸)계약서'도 전국 지자체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 아파트 공동체에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을 구가 행정적으로 전폭 지원하면서 관내 59개 아파트 단지로 확산됐다. 동행 계약서는 경비원과 맺는 용역 계약서에 '갑·을' 대신 '동·행'을 적시하면서 공정한 계약관계는 물론 상생 공동체 문화를 상징한다.

김 구청장은 "석관동 두산아파트에서 입주민 자체 노력으로 관리비를 1년 기준 15억원에서 10억원 단위로 줄일 수 있었는데 이중 1억원 정도를 경비원 처우개선(임금 인상 및 고용 보장) 비용으로 사용했다"며 "이 사례가 옆 아파트, 또 그 옆 아파트로 확산되는 과정을 구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동행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행이 성공한 이유로 주민들의 '자발성'을 꼽았다. 무엇보다 시민교육이 토대가 됐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김 청장은 "성북구는 아카데미 천국이다. 마을시민교육센터를 갖고 있는 구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내년엔 센터에서 주관하는 시민아카데미를 좀 더 발전시켜 시민대학으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시민들과 논의해 '동행지수'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비원 월급, 장기 근속자 비율, 고용안정화 제도, 휴게 시간 및 공간 마련 등이 주요 구성 항목이다.

성북구는 지난 2013년 유니세프로부터 전국 최초로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지자체기도 하다. 만 13세 중학교 1학년 청소년들에게 10만원 범위 내에서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될 각종 문화예술체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아동·청소년 동행카드'를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 구청장은 "구에서 인증한 기관에서 아이들이 카드를 사용하다 보니 부모들의 신뢰도 높다"면서 "아이들에게 자기 결정권을 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가족의 행복을 증진하는데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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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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