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책 협업강화 위해 차관보 필요" vs "시간 좀 두고 검토할 것"

교육부와 기획재정부가 '교육부 차관보' 신설, '고교 무상교육' 재원 마련 방안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교육부는 사회정책 협업강화, 보편적 복지 실현 차원에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는 국가교육위원회 출범과 교육부 역할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며 시간 벌기에 나섰다.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서도 학령인구 감소를 들어 추가 재원 투입에 난색을 표했다.
◇'차관보 신설'…"승인 서둘러 달라" vs "시간 두고 좀 더 검토"
7일 관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기재부 예산실과 회의를 열어 문재인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를 실현키 위해선 사회정책을 총괄하는 차관보 신설이 필요하다며 가급적 서둘러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구연희 교육부 사회정책협력관은 "사회정책을 다루는 부총리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해 실무진이 업무 과부하에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적 포용국가는 현 정부의 핵심 비전이다. 기초연금 상향 조정과 아동수당 확대, 고교 무상교육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사회정책협력관실 인원은 국장 1명을 포함해 10여명이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복잡다난한 사회정책을 다루기엔 조직의 규모가 작다는 지적이 많았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 교육부 차관보를 포함, 공무원 9명을 늘리는 안을 승인했다.
인력 증원에 대한 예산 승인권을 쥔 기재부는 시간을 두고 좀 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교육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비판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교육부와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큰 상황에서 '부처 몸집불리기'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분권이 기본인 교육지방자치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차관보 신설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교육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정립과 논란 해소부터 한 뒤 기구 개편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차관보 설치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교육계에서는 기재부의 최종승인이 떨어지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했다.
◇'고교 무상교육' 2학기 실현될까
독자들의 PICK!
'고교 무상교육' 재원 마련을 놓고도 교육부와 기재부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취임하면서 고교 무상교육을 한 학기 앞당겨 올 2학기 고3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기재부와 협의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록 재원 마련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고교무상교육에 필요한 재원은 올해 4066억원, 내년 1조4500억원, 2021년 2조736억원으로 추산된다.
교육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교육재정의 71%를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내국세의 20.46%로 규정돼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21.26%로 0.8%포인트 올리면 연간 2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설세훈 교육복지정책국장은 "고교 무상교육의 2학기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세수 호황으로 현재 수준의 교부금만으로도 충분히 여력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비율 인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오히려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 반면 경제성장으로 내국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꾸준하게 늘어난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정치권과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부와 기재부가 입장차를 전혀 좁히지 못할 경우 고교 무상교육 재원을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포함하는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