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내 딸 졸업식도 교문 밖에서…신종코로나에 초등학교 교문 '철컹'

[르포]내 딸 졸업식도 교문 밖에서…신종코로나에 초등학교 교문 '철컹'

조해람 기자
2020.02.11 14:26
11일 졸업식이 진행된 서울시 한 초등학교에서 교문을 사이에 두고 학부모와 학생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조해람 기자
11일 졸업식이 진행된 서울시 한 초등학교에서 교문을 사이에 두고 학부모와 학생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조해람 기자

"안 돼요! 지금 학부모도 못 들어가요. 아, 우선 손 소독부터 하고 말씀하시죠."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A 초등학교. 학교를 둘러볼 수 있을지 묻는 기자에게 학교보안관이 다급하게 외쳤다. "신종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관리가 철저해졌어요. 교직원과 학생만 들어갈 수 있어요. 교무실에 전화하셔야 하는데 아마 어려울 겁니다." 기자의 손에 소독제를 짜 주며 이 학교보안관이 전한 말이다. 이 학교 교무실에 '단순히 방문만 하고 싶다'고 문의하니 "신종코로나 때문에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진 한 장'이라도…교문 밖에서 졸업식 기다리는 부모들

신종코로나 우려가 확산되면서 초등학교들이 출입 관리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11일 둘러본 서울 시내 초등학교들은 외부인은 물론 학부모 출입까지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방학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선을 다해 학생들의 방역에 신경쓰는 모양새다.

이날 졸업식을 진행한 서대문구 B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방문한 이 학교 앞 골목은 꽃다발을 든 학부모 60여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부부는 교문을 사이에 두고 아들에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지난해였다면 이들 모두 학교에 들어가 강당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봤을 테지만, 올해는 신종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학부모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강당 졸업식 대신 각 교실별로 졸업식을 진행했다.

11일 졸업식이 진행된 서울시 한 초등학교에서 졸업생 가족들이 교문 개방을 기다리고 있다(왼쪽). 교문을 통과하기 위해 졸업생 가족들이 발열 검사를 받고 있다(오른쪽)./사진=조해람 기자
11일 졸업식이 진행된 서울시 한 초등학교에서 졸업생 가족들이 교문 개방을 기다리고 있다(왼쪽). 교문을 통과하기 위해 졸업생 가족들이 발열 검사를 받고 있다(오른쪽)./사진=조해람 기자

오후 1시가 되자 포토타임을 위해 겨우 교문이 열렸다. 마스크를 쓴 학부모들이 줄지어 학교보안관의 발열 체크를 받고 교문을 통과했다. 그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학교 건물 입구 조형물 인근으로 한정됐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외부인이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한 조치다.

이 학교 졸업생 학부모 김모씨(46)는 "졸업식에 신종코로나가 터져서 너무 아쉽다"며 "특히 아이가 속해 있는 '태권도시범단'은 졸업 공연이 따로 있는데 그걸 못 하게 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학부모님 아이 배웅은 여기까지만"…엄격해진 출입 관리

졸업식을 앞둔 다른 학교들도 출입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B 초등학교에서 멀지 않은 C 초등학교 교문 앞엔 '학부모님 배웅은 여기까지만 부탁드린다'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마스크를 쓴 학부모들이 속속 도착해 아이를 들여보냈다.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라고 당부하는 학부모도 보였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조모씨(41)는 "맞벌이인데, 요즘 같은 상황엔 아이를 보내 놓고도 걱정되긴 한다"면서도 "학교의 (출입 통제) 조치가 이해된다"고 말했다.

휴업 중인 서울 중구 D 초등학교도 상황은 비슷했다. 학교보안관 김모씨(62)는 "신종코로나로 학부모 출입도 신경써서 관리하고 있다"며 "평소엔 혼자 들어가기 어려워하는 유치원생이나 어린 학생은 부모가 교실 앞까지 데려다줬지만, 지금은 돌봄교사가 교문까지 나와서 직접 데려간다"고 귀띔했다.

11일 서울시 한 초등학교 교문 앞 학생 배웅 관련 안내문(왼쪽). 같은 날 휴업 중인 다른 초등학교 교문(오른쪽)/사진=조해람 기자
11일 서울시 한 초등학교 교문 앞 학생 배웅 관련 안내문(왼쪽). 같은 날 휴업 중인 다른 초등학교 교문(오른쪽)/사진=조해람 기자

한편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면 맞벌이 부부들은 돌봄교실에 자녀를 보내게 된다. 정부도 돌봄교실 방역 관리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부 돌봄교실 관계자는 "학부모 우려로 돌봄교실 이용률이 줄었다고 하지만, 정부는 방학 기간에도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며 "시도교육청 차원에서도 각 돌봄교실 방역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 돌봄교실 관계자는 "각 돌봄교실이 방역이나 소독을 운영비로 처리하되, 예산이 모자란 경우 신청하면 바로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소독이 필요한 경우엔 지방자치단체에서 소독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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