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수공원 나무는 죽고, 시설물은 잡초들의 쉼터
농촌 애물단지 전락…“농어촌공사 정비 나서야”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이명박 정부 때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전국 곳곳에서 진행했다.
당시 저수지를 대상으로 제체 덧쌓기, 후면 덧쌓기, 이설 쌓기 방법으로 저수 용량을 늘려 원활한 농업·환경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추진했다.
충북지역에서 시행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만 14곳에 달한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곳곳에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9일 둑 높이기를 준공한 지 5년째를 맞는 충북 보은군 내북면에 위치한 궁저수지를 찾았다.
2015년 완료한 이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에는 국비 576억원이 들어갔다. 공사 기간만 5년이 걸린 대규모 사업이다.
준공 후 저수지의 면적이 34㏊에서 68㏊로 2배 늘고, 205만톤이던 저수능력은 931만톤으로 4.5배 늘었다.
이 둑 높이기 사업을 하면서 저수지 주변에 주민 이주단지와 제당 포토존, 연꽃 습지 등도 꾸몄다. 주민이 자유롭게 물에 접근해 휴식, 관광, 여가를 즐기도록 하는 친수공간 제공 차원에서였다.
하지만 기자가 둘러 본 궁저수지 제방 아래에 조성한 공원은 친수공간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관리가 엉망이었다.
한마디로 잡초밭 그 자체였다. 군데군데 마련한 벤치는 잡초들의 쉼터가 된 지 오래다.

공원 곳곳에 생기를 잃고 죽은 수십여 그루의 나무도 방치돼 있었다.
정자 주변에는 행락객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가 쌓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요시설 안내판은 너무 낡았다. 글씨조차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공원 한쪽 구석에는 양봉업자가 설치한 듯한 벌통 수십여개가 놓여져 있었다.
공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공원을 찾은 한 주민을 만났다. 인근 마을에 거주한다는 그는 "많은 예산을 들여가며 저수지 주변에 시설물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예전에는 이곳을 찾는 낚시꾼이 많았지만 둑 높이기 사업 이후 낚시꾼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봄(4월)에는 저수지 주변 오솔길에 설치한 울타리가 약한 지반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일부분은 아예 물속에 잠겨 불편을 겪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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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할 때 농어촌공사가 주민의 요구로 조성한 오솔길이다. 저수지 만수위 측정을 잘못한 상황에서 공사를 진행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저수지 시설물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되레 농촌 지역 애물단지로 전락한 듯해 씁쓸했다.
과연 이곳만 이럴까. 관리 주체인 지자체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둑 높이기 사업을 진행한 전국 저수지 실태조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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