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무형문화재, 이수 심사서 초유의 비대면 녹화 적용

지난 4월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 객석이 비어 있는 가운데 단절 위기에 놓인 농업노동요 한곡이 울려 퍼졌다. 노원구 상계동의 옛 농민들이 불렀던 것으로 알려진 '마들농요'다.2014년부터 서울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김완수)로부터 마들농요 교육을 받아온 김인자씨가 불렀다.
서울무형문화재 이수증 발급 심사를 위한 공연이었지만 예년과 달리 심사위원이 공연장에 없었다. 대신 문화재 기록 전문업체가 김씨의 영상을 촬영해 갔다. 녹화된 영상을 예년보다 2명 늘어난 5명의 심사위원들이 열람하고 김씨에게 이수증 발급을 결정했다.
코로나19발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가 전통예술의 계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시가 서울문화재 이수증 발급 과정에서 올해 처음으로 비대면 녹화방식 심사를 도입한 것.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공고된 상반기 서울무형문화재 이수증 발급 대상자는 △마들농요 1명 △판소리고법(5명) △아쟁산조 3명 △한량무 4명 △살풀이춤 5명 △휘몰이잡가 3명 등이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서울시가 주관한 심사에 32명이 신청해 21명이 합격한 결과다.
서울무형문화재는 대도시에서 농요가 전승된 휘귀사례인 마들농요처럼 서울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명맥이 이어진 음악·춤·연희 등 무형의 문화적 유산이다. 기능구사 능력이 가장 높은 전수자를 보유자라고 한다. 이어 전수조교, 이수자 순이다.

이수증 발급은 향후 보유자가 되기 위한 공식적인 단계에 진입하는 의미다. 기능 보유자나 보유단체로부터 전수 교육을 3년 이상 받고 심사위원 평가점수가 70점 이상인 신청자에게 서울시가 이수증을 발급한다. 이수증 발급자는 향후 전수조교가 될 수 있다. 전수조교는 보유자 심사를 받을 때 가점을 받는다.
보유자에겐 전승활동 지원금이 매달 130만원 규모로 지급된다. 후학을 양성할 책임 뿐 아니라 1년에 1번씩 공개발표회를 갖는 의무도 부여 받는다.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기능 200만원 예능 400만원 규모로 공개발표회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부터 각각 400만원과 60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번 심사에는 코로나 19를 의식해 서울시가 위촉한 심사위원 5명이 현장 방문 대신 촬영 영상을 보는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됐다. 관련 조례에 규정된 심사위원(3명 이하)보다 2명 많은 규모로 심사위원단이 꾸려졌다는 점도 예년과 달랐던 점이다.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심사에서 형평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또 올해는 비대면 수업이나 1대1 수업 중심으로 이수 교육이 진행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심사 뿐 아니라 교육도 변화를 맞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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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무형문화재 계승을 이어가기 위해 국가 무형문화재 지원대상(평균 700만~1100만원선)에 근접한 수준까지 공연지원금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위기 경보단계가 '심각'인 여건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비대면 방식 심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