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한 겨울이 119의 마음

[기고]안전한 겨울이 119의 마음

뉴스1 제공
2020.12.28 17:02

조현문 의령소방서장

조현문 의령소방서장© 뉴스1
조현문 의령소방서장© 뉴스1

(경남=뉴스1) 김대광 기자 = 백년에 한 번 물 위로 떠오르는 깊은 바다 속 눈먼 거북이가 있다고 한다. 이 거북이가 떠올라 망망대해에서 나무토막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구멍 난 나무토막을 만나기는 더 어렵다는 뜻에서 ‘맹구우목(盲龜遇木)’이라 한다.

이 말은 잡아함경(雜阿含經) 15권 맹구경(盲龜經)에 나오는 말로 백년에 한 번 나오는 거북이가 구멍 난 나무토막을 만나 고개를 내밀고 휴식(숨을 쉬고)과 세상구경을 하기는 그만큼 어렵다는 표현이다. 구멍이 없는 나무토막을 만나면 거북이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필자가 읽은 책에서는 사람의 인연이 그만큼 얻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했다<송순기. ‘기인기사’. 푸른역사. 2008>. 지난 7월 의령소방서로 온 이래 도민들과의 만남이 무릇 쇠로 된 산이 비단옷으로 다 닳아질 정도의 시간을 거쳐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귀하고 소중한 인연이다. 이 소중한 인연을 안전 위험으로부터 꼭 지켜 드리고 싶다.

12월은 마지막 달이라는 의미로 계동(季冬), 절계(節季), 섣달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이 시기는 추위가 점점 더해가고 연중 일조시간이 가장 짧은 달이라 불의 사용이 많아 화재발생 위험도 높고, 그 어느 시기보다 인명피해도 많다. 이에 소방에서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해 예방과 점검·보완하고, 본격적으로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겨울철 소방안전 대책’을 추진한다.

필자가 있는 의령소방서는 전체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36.9%를 차지한다. 따라서 노령자 안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이번 겨울철 소방안전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주 목요일을 현문현답(現問現答) 소방안전 컨설팅의 날로 지정했다. 이 날에는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등 피난약자 대피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한다. 현장점검에서는 화재대응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소방서 출동분대와 시설 관계자가 문제점을 발굴하고 보완사항은 대응매뉴얼에 반영한다.

또한 다른 지역 거주 가족이나 친지가 고향에 계시는 고령의 부모님이나 친척이 연락 안 될 때 언제든지 소방서로 전화하면, 119대원이나 의용소방대원이 거주하고 있는 집을 방문해 확인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는 119안부확인서비스도 시행한다.

뿐만 아니라 전국 소방기관 중에서 최초로 월간 모바일 소식지 의령119를 제작하여 군민과 소식지를 원하는 사람에게 소방관련 안전정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그 외에도 화재취약계층 소방안전 돌봄 서비스,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무상보급,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안전점검 등 생활안전 대책도 추진한다.

조선 후기의 학자 눌은(訥隱) 이광정(李光庭)의 ‘망양록’에 '노파지오락(老婆之五樂)'이라는 우언이 있다. 내용은 관리(현재 공무원)가 움집에 살고 있는 꼽추병 노파에게 ‘인생에 낙이 있소’라고 묻고 노파는 “첫째는 여자로 태어나, 둘째는 미천해서, 셋째는 일을 해서, 넷째는 병이 들어서, 다섯째는 배고프고 추워서 즐겁지요.<김영. ‘망양록 연구’. 집문당. 2003>”라고 답했다.

어찌 이 어르신의 말씀이 본심이고 진심이겠는가? 이를 본받아 공직자라면 능히 고령자들의 진심을 알고 안전을 마음으로 보살피는 섬세함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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