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인플레에 엎힌 대학등록금 인상론②최종결정은 늘 정치권과 재정당국이

2000년대 초중반까지 '춘등투'(春登鬪)라는 말이 있었다. 각 대학의 학생회는 치솟는 등록금에 맞서기 위해 '투쟁'에 나섰다. 봄학기마다 연례행사처럼 등록금 인상 반대 움직임이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총장실까지 점검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커지자 정치권도 나섰다. 그때부터 '반값 등록금'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정부는 '반값 등록금'과 맞물려 2009년 한국장학재단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하고 본격적인 규제를 시작했다. 이 때 동록금 인상 상한제가 생겼다. 각 대학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해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각 대학에 등록금심의위원회도 신설됐다.
하지만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정부가 꺼낸 카드는 국가장학금 규제다. 정부는 2011년 9월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국가장학금을 활용한 실질등록금 부담 완화를 추진했다. 특히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Ⅱ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규제를 시작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014년 발표한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보면 2012년 671만4000원이던 대학들의 평균 등록금은 2013년 668만4000원, 2014년 666만7000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이후에도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사실상 대학들의 등록금이 동결된 이유다.

올해를 기준으로 194개 일반·교육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676만3100원이다. 사립대학과 국·공립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각각 752만3700원, 419만5700원으로 집계됐다. 194개 대학 중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대학은 180개다.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도 8개다.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6개에 머물렀다.
대학들은 줄곧 등록금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재정난이 심각하다는 논리였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 23일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 발전을 위해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대학 재정지원 평가(44.30%), 등록금(40.51%)이 꼽혔다.
교육부는 5~6월에 이미 대학 등록금 문제를 두고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했다. 아직 결론을 내리진 못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국가장학금Ⅱ 규제를 풀되 학생들의 실질적인 부담은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기재부에 국가장학금 지원총액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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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간 교통정리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 절차에 맞춰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9월 초에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국가장학금 예산을 예산안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 여부에 따른 방향성이 담겨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와 등록금 문제가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산안의 성격상 정치적 의사결정도 불가피하다.
특히 다음달 둘째주(4~8일) 중으로 예상되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대학재정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규제완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 문제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건 없다"며 "7월 중에도 의견 수렴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