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츄르 요루탄·츄루츄루 크림"…일본식 언어 입은 K뷰티

"아사츄르 요루탄·츄루츄루 크림"…일본식 언어 입은 K뷰티

도쿄(일본)=하수민 기자
2026.05.14 12:30

'日'상 속 K ② - 현지 언어 입은 K뷰티

[편집자주] K컬처가 일(日)본 일(日)상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K팝과 드라마를 넘어 화장품·푸드·라이프스타일까지 소비 영역이 확장되면서 이제 K는 특별한 유행이 아닌 '취향'에 가까워졌다. 일본 소비자들은 성분과 루틴을 따져 K뷰티를 고르고 공연장에서는 냉면과 불닭을 즐긴다. 편의점에서는 한국 소주와 K푸드를 자연스럽게 소비한다. K뷰티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일본의 소비문화와 '일상이 된 K'를 조명한다.
/사진=하수민기자.
/사진=하수민기자.

"아사츄르 요루탄(朝ツヤ 夜弾力)."

최근 일본 뷰티 플랫폼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종종 등장하는 이 표현은 한국 스킨케어 브랜드 바이오힐보(BOH)의 크림 제품을 설명하는 일본식 문구다. 직역하면 '아침엔 윤기 밤엔 탄력' 정도의 의미다. 제품명보다 피부 상태 변화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표현이 소비자 사이에서 더 익숙하게 쓰인다.

지난 8일 'KOSME festival funfun' 행사가 한창인 일본 도쿄 시내 대형 버라이어티숍 로프트(LOFT) 매장에서는 "탄탄크림(탄력크림)", "츄루츄루(매끈매끈)" 같은 일본식 표현들이 적혀 있는 상품들이 즐비했다. 한국 화장품이지만 언어는 일본 소비자 방식에 맞춰져 고유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례다. 현장에서는 "요즘 가장 트렌디한 화장품은 한국 브랜드"라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일본 뷰티 시장에서 K코스메가 단순 수입 브랜드가 아니라 '트렌드 최전선'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일본 K뷰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해진 키워드는 '현지화'다. 단순히 한국 제품을 가져오는 수준을 넘어 일본 소비자들의 피부 고민과 소비 습관, 언어 감각에 맞춘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특징은 '성분·기능 중심 소비'다. 일본 소비자들은 제품을 고를 때 브랜드보다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따지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따라 K뷰티 브랜드들도 제품명보다 기능 중심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현지 모델 전략도 달라졌다. 깨끗하고 맑은 피부 이미지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선호를 반영해 투명한 피부 이미지의 배우·모델을 기용하고 인플루언서 시딩과 바이럴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의사와 미용 전문가 협업 콘텐츠를 통해 성분과 피부 개선 효과를 설명하는 방식 역시 일본 시장에서 자주 쓰이는 전략이다.

8일 방문한 도쿄 시내 LOFT 매장에서는 'KOSME FESTIVAL fun!fun!' 행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하수민기자
8일 방문한 도쿄 시내 LOFT 매장에서는 'KOSME FESTIVAL fun!fun!' 행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하수민기자

K뷰티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체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열린 바이오힐보 팝업에는 10일간 약 1만명의 방문객이 찾았고 오픈 전부터 수백명이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도 벌어졌다. 특히 피부 진단 기기를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피부 상태를 분석한 뒤 루틴을 추천받는 방식은 스킨케어 중심 소비 성향이 강한 일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일본에서는 최근 기능성 성분을 강조한 K스킨케어 제품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베이재팬과 큐텐재팬이 공동 진행한 웨비나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들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보습·미백·탄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두꺼운 메이크업보다 피부 자체를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의 일본 공략도 빨라지고 있다. CJ올리브영 자체 브랜드의 일본 매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60% 성장했다. 바이오힐보를 비롯해 컬러그램·브링그린·웨이크메이크·필리밀리·딜라이트프로젝트 등이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라네즈와 에스트라, 헤라 등을 중심으로 일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유리알 피부'와 '광채 피부'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에이피알(APR)은 메디큐브와 뷰티 디바이스 '에이지알(AGE-R)'을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 중이다.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에 익숙한 일본 소비자 특성과 맞물리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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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기자

안녕하세요 하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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