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지급도 보건소 방문 등 번거로움에 바우처로 변경돼

국내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에 성평등가족부가 기본적인 품질의 생리대를 적정 가격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언급한 '위탁생산' 방식은 부처 내부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사실상 배제하고 다른 정책 수단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성평등부 청소년정책과는 생리대 가격 문제를 둘러싼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주부터 연일 내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된 생리대의 가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생리용품 지원에서 소외되는 계층을 줄일 수 있는 정책 방향을 폭넓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평등부는 취약계층 중 9∼24세 여성 청소년에게 지원하는 생리대 바우처 제도를 올해 개선한 바 있다. 신청 월부터 월 1만4000원씩 지원하던 것을, 언제 신청하든 연간 지원금 전액인 16만8000원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싼 것도 만들어서 팔아야 가난한 사람도 쓸 것 아니냐"며 "아예 위탁생산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달라. 현금 지원이 아닌 생리대 자체를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통령이 거론한 위탁생산 방식은 내부 논의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파악된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바우처는 시장에서 살수있는 방안을 지원해, 가격 자체를 움직일 수는 없으니 틀을 좀더 벗어나 검토해보라는 지시로 이해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위탁생산 방식은 실행 가능성이 높진 않다"고 말했다.
생리대를 직접 제공하는 현물 지원 방식도 과거 진행했으나 한계에 부딪친 바 있다. 정부는 2016년 취약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 현물 지원 사업을 처음 도입했다가 3년 만에 바우처 방식으로 제도를 전환했다. 현물은 지역 보건소에서 대상자 신원을 확인한 뒤 지급되는데 한달에 한번씩 보건소를 방문하기 번거롭고, 원하는 제품의 종류나 품질을 다양하게 갖추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성평등부는 먼저 수요자 입장인 여성들의 실제 목소리부터 청취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실제 여성들이 어떤 품질의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받기 원하는지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 유통구조 등 관계부처의 조사 결과도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리대 판매 기업들도 새로운 중저가 제품 출시에 나섰다. 유한킴벌리는 올 2분기 중 '좋은느낌' 브랜드에서 새로운 중저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과 일본 유니참의 합작회사인 엘지유니참도 오는 3월 기존 프리미엄 제품의 절반 수준 가격대의 신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