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278억 투입, 전국 첫 중규모 빗물 공급시설 착공…수집된 빗물 7000t 농가 공급 예정

제주특별자치도가 29일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전국 최초로 빗물을 지역 단위로 모아 공급하는 '중규모 빗물이용시설 설치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착공식에는 오영훈 제주지사를 비롯해 기후부, 도의회, 서귀포시, 한국농어촌공사, 시공사 관계자와 지역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빗물을 본격적인 수자원으로 활용해 지하수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 가능한 물관리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위미리 일대 비닐하우스 168곳, 면적으로는 약 51만㎡(15만여평)에 집수 설비를 달아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은다. 수집된 빗물은 7000t 규모 저류조에 저장했다가 500t 배수탑과 21.7㎞ 관로망을 통해 인근 농가로 흘러간다. 위미리 일대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빗물은 연간 약 26만t에 달한다. 시설이 완공되면 위미리 일원 386 농가에 농업용수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소규모 빗물이용시설 58곳(총 저류용량 7490t)과 연계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소규모 시설에서 재이용 가능한 연간 26만t까지 더하면 해마다 52만t에 달하는 빗물을 농업용수로 재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5월부터 기본·실시설계를 진행하며 6월부터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사업비 재원 협의를 추진했다. 총사업비 278억4000만원을 들여 오는 2028년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제주지역은 농업용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강수 유형이 불규칙해지고, 지하수 고갈 우려까지 커지면서 대체 수자원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오 지사는 "기후위기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흘려보내던 빗물은 더 이상 보조 자원이 아니라 제주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수자원이다"며 "빗물과 지하수가 공존하는 새로운 물관리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