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민심대장정' 손학규 前경기지사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민심대장정 40일째. 에피소드도 적잖다. 자칫 민심 탐방이 재밋거리로 비쳐질까 우려하지만 재미보다 가슴 뭉클한 감동 스토리가 대부분이다. 특히 힘들 일정일수록 국민들의 말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손 전 지사, 그와 동행하는 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뭘까.
◇"지사님이 쌓아올린 제방덕에 수해를 피했습니다"
손 전 지사는 가장 힘든 일,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달 25일의 인제 수해 복구 작업을 꼽았다. 동행한 이들도 마찬가지. 만장일치였다.
손 전지사와 100여명의 자원봉사단에게 맡겨진 임무는 제방쌓기. 이틀치 일할 분량을 달라고 했는데 인제군측에서는 손 전지사를 배려(?)했다. 일에 달라붙은 손 전지사측은 오후 3시경 맡은 임무를 완수했다. 일을 준 인제군측은 당황했다.

"천천히 이 정도만 하면 되는데…"라던 생각으로 안이하게 대처한 게 문제가 된 셈. 결국 제방 한 줄을 더 쌓기로 했다. 그런데 이 일이 처음 임무의 두배 정도 됐다. 꼬박 하루를 일한 뒤 제방이 완성됐다.
이날 흘린 땀은 3일뒤 비할 수 없는 보람으로 되돌아왔다. 같은달 28일 강원 삼척시 도계 경동탄광 갱도. 막장에서 5시간 가까이 탄을 캔 뒤 석탄가루를 뒤집어 쓴 채 나온 손 전 지사는 전화 한통을 받는다. 인제군 기린면 현4리 손영근 이장의 전화였다.
"지사님이랑 자원봉사자 분들이 지난번 쌓아올린 제방 덕에 우리는 괜찮았습니다" 2차 수해 피해를 제방 덕에 피해갔다는 얘기였다. 탄광에서 가져나온 피로가 싹 사라졌다.
◇"오늘의 만남, 결코 잊지 않겠다"
민심은 생각보다 나빴다. 정치에 대한 불신은 깊었다. 그래도 그만큼 나라와 정치를 걱정하는 마음도 느꼈다. 경북의 한 지역에서 저녁 식사와 함께 간담회를 가질 때였다.
주위에 손 전 지사를 알아본 이들이 곁에 와 막걸리 잔을 건네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정치가 이래선 되겠냐" "경제가 이래서는 되겠냐" 등 답답함을 토로했다. 철공소 일을 한다는 이들은 "최근 들어 일이 없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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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를 마친 그들을 손 전 지사가 위로하며 배웅했다. 그 때 가던 일행중 한명이 뒤를 돌더니 손 전 지사에게 큰 절을 하며 "정치 한번 제대로 해 주십쇼"라고 외쳤다. 손 전 지사는 물론 함께 식사하던 이들 모두 서민의 애환에 뭉클했다고 동행자는 전했다.
또 가는 곳마다 만난 사람들 중 대부분의 사람이 하는 말이 있다는 것도 소개했다. 손 전 지사와 동행하는 대학생 김용훈씨(27)는 "오늘 한 얘기와 들은 얘기를 잊지 말아달라는 당부가 가장 많다"고 했다. "그만큼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전할 통로가 없다는 얘기 아니겠냐"는 설명도 곁들였다.
우연인지 '민심대장정팀'이 갖고 있는 명함 뒷면에 쓰인 구호와 맞아떨어진다며 명함을 건넸다. 명함 뒷면에 쓰인 문구는 "오늘의 만남,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