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쇄신안'에도 분란해결 '첩첩산중'

한나라당, '쇄신안'에도 분란해결 '첩첩산중'

오상헌 기자
2007.04.30 21:02

李 측 "유보"… 이재오·김형오 등 지도부도 '고민'

한나라당의 상처가 강재섭 대표의 '당 쇄신안' 발표에도 좀처럼 아물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측의 쇄신안 '수용'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기대 이하'란 자체 평가 속에서도 공식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

분란 수습의 '키'를 쥔 '빅2'가 강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대척에 선 입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강 대표와 함께 당을 이끌어 온 전재희 정책위의장이 30일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고 '사퇴' 가능성이 거론돼 온 이재오 최고위원도 모종의 '결단'을 위한 숙고에 들어가, 남아 있는 지도부의 연쇄 사퇴로 치달을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위기 국면은 강 대표 쇄신안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는 이 전 시장측과 사퇴냐 수용이냐의 기로에 놓인 지도부 일부의 '결단'에 따라 중대한 분기점을 맞을 전망이다.

강 대표의 쇄신안 발표 이후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숙고'를 거듭하던 이 전 시장측은 이날 오후 정두언 의원을 통해 "오늘은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며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쇄신안에 대해) 당내에서 여러 평가와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 만큼 여러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수희 의원도 "캠프 차원에서 당의 정서를 고려해 숙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시장측은 그러나 강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미흡하다'는 기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쇄신안이 한나라당의 변화를 견인하기에는 부족한 데다 지도부 책임보다는 대선주자들의 반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진수희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큰 틀에서 한나라당의 변화와 쇄신을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하다"며 "이 전 시장의 고민의 출발점도 이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이 이처럼 즉각적 반응을 삼가며 고민하고 있는 것은 쇄신안을 '수용'하기에도, '거부'하기에도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쇄신안에 '빅2'간 힘겨루기의 최대 쟁점인 '경선룰' 부분이 누락돼 있는 등 박 전 대표측에 비해 불리한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 자체 판단이다.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쇄신안 미수용'은 곧 '분당'을 의미할 수 있어 쉽사리 '거부'할 수 없다는 점도 딜레마다.거부시 분란 책임의 부담을 모두 져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선택의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측 송태영 공보특보는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당내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시장측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도 서울 모처에서 '사퇴' 여부를 두고 막판 고심 중이다. 강 대표의 쇄신안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온 이 최고위원은 '장고'의 결과물을 내달 1일쯤 밝힐 예정이다.

이 최고위원측 관계자는 "서울 모처에서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며 "내일쯤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시장측은 그러나 이 최고위원 사퇴의 파장을 고려해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책임론에서 한 발 비켜서 있던 김 원내대표 역시 전 정책위의장의 사퇴 이후 국회 밖 외부 일정을 소화하며 '당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실의 한 관계자는 "전 정책위의장이 사퇴한 마당에 (김 원내대표) 본인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본인이 던지는 패가 강 대표는 물론 당의 진로에 영향을 주는 만큼 큰 틀의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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