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갈등에 한나라당 분당 위기감 '고조'

李·朴 갈등에 한나라당 분당 위기감 '고조'

오상헌 기자
2007.05.01 14:33

'빅2' 설전 계속돼..당내 '분당' 우려 팽배

한나라당이 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분당'이라는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당내 대권 예비주자 '빅2'가 당의 진로와 쇄신 방안에 대한 이견을 노정하면서 당이 둘로 쪼개지는 '최악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표면적으로는 '강재섭 쇄신안'에 대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의 입장차가 내분의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갈등의 뿌리에는 '경선 승리'라는 지상과제를 두고 사사건건 맞부딪쳐 온 양측의 대립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태위태하게 전개돼 온 '검증' 공방, '경선룰' 논란의 후속편 성격이 강하고 강 대표의 '중립성'에 대한 의견차에서 오는 '당권' 경쟁의 속내도 담겨 있다는 것이다.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이번 갈등은 특히 그간의 '국지적' 공방과 달리 한나라당의 중심이 일거에 와해될 수 있는 '전면전'이라는 점에서 그 심각함이 더해진다.

설령 한나라당이 갈등 봉합으로 모양새 좋게 결론낸다손치더라도 '빅2'간 갈등의 본질을 제거하지 않을 경우 당의 '대선 가도'에는 짙은 암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빅2' 공방 연일 계속= 이른바 '강재섭 쇄신안'의 수용 여부를 두고 이 전 시장측이 장고에 들어간 1일에도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은 불꽃튀는 공방을 이어갔다. 당 내부에서는 덩달아 '분당의 현실화'에 대한 위기감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 캠프가 쇄신안에 대해 '묵묵부답'하는 데 대해 "공은 그쪽(이 전 시장)으로 넘어갔다"며 "쇄신안을 미수용은 곧 '분당'을 의미한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김재원 의원은 "지도부가 낼 수 있는 안은 다 내놨다"며 "쇄신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분당'도 각오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은 직접 대응은 삼가면서도 '쇄신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만은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전 시장 캠프의 진수희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쇄신안은 미봉책에 불과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안"이라고 맞받았다. 이성권 의원도 "당 쇄신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안인데 고민없이 결정하는 게 맞냐"고 말했다.

◇당 내부 분당 위기감 '일파만파'=이처럼 양측의 격한 공방이 계속되자 캠프 바깥에서는 '분당'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빅2'의 자숙을 주문하고 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주류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강 대표가 물러나지 않아 당내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지도부 신임을 정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것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방 자제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지지세력인 뉴라이트전국연합과 당 자강기구인 참정치운동본부도 성명을 내고 당의 조속한 분란 수습을 주문했다.

전국연합은 "강 대표가 어제 발표한 쇄신안은 민심을 추스르기엔 너무 미흡하다"면서 "당의 환골탈태를 위해 강 대표를 포함한 현 지도부가 자기희생적인 사퇴로 책임정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참정치운동본부도 성명을 통해 "두 후보 진영이 참패한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자숙하고 화합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또다시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을 일삼고 있다"고 '빅2' 진영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감싸안는 리더십과 집권 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당의 진로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누워서 침뱉기형, 책임 주객전도형, 헐뜯는 상호비방형 행위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익과 미래를 위해 진지한 토론과 숙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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