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 '서여의도'는 남의 일

증시 폭락, '서여의도'는 남의 일

박재범 기자
2007.08.16 16:43

여의도 하면 금융의 중심지를 떠올린다. 어떤 이는 정치의 중심지로 여의도를 연상한다. 둘다 맞는 말이다. 여의도는 여의도 공원을 축으로 동서로 나뉜다.

동쪽에는 증권거래소를 비롯 증권사 등 각종 금융기관이 터를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국경제인연합회 등도 동쪽이다. 서여의도는 국회 의사당으로 상징된다. 국회 앞 여러 빌딩에도 정치 관련 단체들이 입주하고 있다.

동여의도는 금융, 서여의도는 정치로 확연히 구분되는 셈이다. 지리적으로는 매우 가깝지만 동여의도와 서여의도간 심리적 거리는 매우 멀다. 정치와 경제가 단절된 채 움직이는 모습처럼 비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이 전세계로 퍼지면서 주가가 사상 최대 규모로 급락한 16일. 서여의도에서는 금융 시장의 '휘청'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입만 열면 '민생' '경제'를 얘기하는 서여의도지만 정작 이날은 아무 말도 없었다. 나라 경제를 살리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이들부터 그랬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하는데 급급했다. 상대측인 박근혜 후보 캠프도 마찬가지. 범여권 주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 정당에서도 '금융 시장'에 대한 걱정을 찾아볼 수 없었다. 쏟아지는 그 흔한 논평 속 경제 얘기는 단 한 줄도 없었다.

굳이 찾는다면 지난 14일 대통합신당 최고위원회의때 김효석 원내대표가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세계적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 정부도 대책회의를 했지만… 유동성 문제 등 세심하게 준비해나가야 하겠다"고 말한 게 유일하다.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다. 여의도공원을 없애고 동서를 합치면 좀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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