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동교동 사저~국립현충원까지

1924년 전라남도 신안군의 한 섬에서 태어난 한 인물이 역사에 큰 획을 긋고 2009년 8월 23일 영결식을 끝으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이 땅에 민주주의, 남북평화, 인권 등 많은 발자취를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은 23일 여의도 국회에서 시작해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르는 마지막 여로를 마쳤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여로는 여의도 국회에서 시작됐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국회로 옮겨 왔다. 국회는 김 전 대통령의 주 활동무대였다. 김 전 대통령은 1963년 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앞서 1961년 강원도 인제 보궐선거에 당선되기도 했지만 5.16 쿠데타로 의원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총 6선 의원으로 국회에서 의회민주주의를 주창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는 군부세력과 맞서,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는 진정한 민주세력에 의한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6선의원이자 한국 의회민주주의의 주역인 김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정부, 유가족, 국회 등은 김 전 대통령의 빈소와 영결식장을 국회로 결정했다.
23일 국회에서 영결식을 마친 후, 김 전 대통령은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 들렀다.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다. 1956년 장 면 박사의 권유로 당시 민주당에 입당했고, 이후 한국 정당의 수많은 분열과 통합과정에서도 항상 민주당의 뜻을 잇는 정당에 몸을 담거나, 스스로 창당했다. 신민당이 그렇고, 평민당, 새정치국민회의가 그렇다.
민주당사 이후 들른 곳은 40여년간 생활해 온 동교동 사저다. 동교동 사저는 김 전 대통령이 정치활동을 하는 동안 주로 몸담았던 거처다. 지난 1973년 일본 도쿄에서 납치됐다가 생환한 곳도 여기다. 15대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퇴임 이후부터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머문 곳도 동교동 사저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집을 나와 시청앞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진정한 정치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던 김 전 대통령에게 서울광장은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을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의 정부 공식 분향소가 있고, 추모객이 모인 곳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최근 자신들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 모이는 민주주의의 집결지라는 점이 김 전 대통령의 가는 걸음을 멈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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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광장 역시 민주주의의 장이다. 특히 서울역 광장은 군부세력에 맞서 싸울 때 민주세력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장소였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5월15일 전두환 전 대통령 퇴진 운동이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고, 민정으로 교체를 가능케 한 1987년 6월 항쟁도 서울역 광장이 중심이었다.
이처럼 마지막 여로로 한국 민주주의의 성지들을 들른 김 전 대통령은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안식을 취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