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마무리해야" vs "아직은 시기상조"
정부와 여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개헌 문제에 대해 여당 내에서 '속도조절론'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자리에선 개헌을 둘러싼 이견이 수면 위로 올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온 국민의 70~80%가 개헌에 찬성하고 있으며 4년 중임제든 분권형 대통령제든, 의원내각제든 권력 분산의 요구는 시대적 요구"라며 "개헌 문제를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빠른 시일 내에 소집해서 논의한 후 당 내 개헌 특위를 구성하겠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반드시 개헌이 완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4선의 김영선 의원은 "개헌 문제를 얘기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헌법을 뛰어넘을 만한 새로운 대안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새 헌법에 담을만한 시대적 과제가 명확하게 모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아젠다를 갖고 정치인들만의 게임을 만들어 낸다는 국민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며 "개헌은 사회적으로 심사숙고해서 연구해 뜸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지금 중도실용을 얘기하면서 각각의 국가적, 사회적인 사명감이 정리돼 있지 않아 개헌의 방향이 전혀 다르다"며 "지금 당장 개헌을 서두르는 것은 오히려 분열의 요소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개인적인 견해로 충분히 받아들이겠다"며 "이런 모든 부분까지 포함해서 의총에서 논의해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장광근 사무총장도 "개헌 문제를 공론화할 시점이 아니라는 의견에 공감하지 못한다"며 "현행 헌법이 독재와 반독재 등 이분법적인 정치 구조 하의 타협의 산물이라고 한다면 개헌이 공론화되는 장 자체를 너무 터부시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개헌이 정치인들만의 논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과 그런 염려와 기대를 다 모아 의총에서 논의해보자는 것 둘 다 좋은 말씀"이라며 "민주주의에서 과정이 중요하다면 개헌 논의 자체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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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나는 그동안 개헌 논의가 늦은 감이 있다고 말해왔다"며 "특히 국회에서 항상 몸싸움하고 격돌이 있는데 지금 여야 대화가 절대 부족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국회에서 쫓기지 않고 사심없이 개헌 논의를 할 수 있다면 여야 관계도 재정립될 수 있고 국회 수준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