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내 의견도 엇갈려
정치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개헌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여당은 16일 내년 상반기를 데드라인으로 잡고 개헌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천명했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 5년 단임 대통령제인 권력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개헌을 공식 언급한 것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내 의원연구 모임에 참석, 이 대통령의 개헌 관련 발언에 대해 "정치중심에 서겠다는 선언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정치개혁은 당연히 해야 될 일이기는 하지만 국회의 몫이 있기 때문에 우리 국회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온 국민의 70~80%가 개헌에 찬성하고 있으며 4년 중임제든 분권형 대통령제든, 의원내각제든 권력 분산의 요구는 시대적 요구"라며 "개헌 문제를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빠른 시일 내에 소집해서 논의한 후 당 내 개헌 특위를 구성하겠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반드시 개헌이 완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권은 이러한 개헌 논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여권의 개헌 논의는 정치 공세라며 비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과 한나라당 간에 단일안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왜 한 달 간격으로 개헌을 얘기하느냐"며 "진정성이 없고 국면 전환을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개헌 시기와 관련해서도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개헌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개헌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가 미흡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개헌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 이뤄지는 게 온당하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개헌을 하려면 광폭으로 해야 한다"며 "국가구조를 획기적인 연방 수준의 분권형 국가로 바꾸는 국가 대개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한적 개헌'이 아닌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대폭적인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여당 내에서도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계가 개헌 시기 등을 놓고 서로 이견을 보이고 있어 의견통일을 이루는 일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독자들의 PICK!
안상수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친이계와 달리 친박계는 개헌에 대해 속도조절론을 강조하고 있다. 친박계 김무성 의원은 "개헌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추동력을 갖고 가는 것이 좋지만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가면 어려울 수도 있다"며 "비정치적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4선의 친박계 김영선 의원은 "개헌 문제를 얘기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헌법을 뛰어넘을 만한 새로운 대안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새 헌법에 담을만한 시대적 과제가 명확하게 모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아젠다를 갖고 정치인들만의 게임을 만들어 낸다는 국민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며 "개헌은 사회적으로 심사숙고해서 연구해 뜸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