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노조법, '제2의 비정규직법'되나

[기자수첩]노조법, '제2의 비정규직법'되나

김지민 기자
2009.12.14 09:12

노사정 최대 현안인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가 여야간 갈등으로 개정에 실패한 비정규직법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 문제를 놓고 진퇴를 거듭하던 노사정은 지난 4일 '복수노조 2년6개월 유예, 전임자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적용' 합의안을 전격 도출했다.

노사정은 합의했지만 여야는 또 한 번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노사정 합의안을 수용해 지난 8일 복수노조 허용을 2년6개월 유예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해 타임오프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은 여야와 민주노총·한국노총, 경영계가 참여하는 6자 라운드테이블을 구성해 단일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예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고 나섰다.

환노위 위원장이 이같은 태도로 일관할 경우 이달 말까지 합의안이 도출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13년간 묵혀 있던 이 문제는 여야 원내대표 협상 테이블로 올라가 정치적 타결로 마무리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노동계 현안이던 비정규직법의 경우 지난해 7월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 노사간 이견으로 대립을 거듭하다 노동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킨 채 개정도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정치권은 혼란을 야기시키는데 일조했지만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자세도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예상한대로 한나라당은 "노사정 합의안을 존중해야 한다"며 집권여당의 기세로 밀어붙이려하고 있고 민주당 등 야권은 환노위 법안 상정 자체를 거부하며 제동을 걸고 있다.

14일 환노위는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를 연다. 모처럼 국회에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이니만큼 치열한 논쟁도 필요하지만 하나마나 한 공방이 아닌 모두의 상생에 다가가기 위한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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