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 정치인의 왕따 극복 스토리

[기자수첩]한 정치인의 왕따 극복 스토리

양영권 기자
2010.10.28 16:17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당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 벌어진 '정통성' 논란이 일단락됐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낙인과 멍에를 제 어깨에서 벗겨 달라"며 동료 의원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이에 같은 당 장세환 의원은 28일 '김부겸을 위한 변명'이라는 글에서 "이제는 우리가 김 의원의 무거운 멍에를 벗겨줘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사태는 단지 한 정치인의 '왕따 극복 스토리'가 아니다. 수권을 바라는 한 정당의 진지한 자기 성찰을 요구하게 하는 큰 사건이었다.

김 의원이야말로 누구보다 '야성을 가진' 정치인이다. 정치 입문부터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 등의 3당 합당에 반대해 창당됐던 '꼬마 민주당'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1995년 민주당 분당 사태 때 새정치국민회의에 합류하지 않고 남았다. 2년 뒤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하자 자연스럽게 한나라당 창당 멤버가 된 것이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낙인을 만들었다.

김 의원은 대북송금 특검 법안에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쓴소리'를 거듭하다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으로 옮겼다. 권력을 좇아 소속 정당을 갈아 치우는 '철새' 정치인과는 거리가 멀다.

이후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2차례에 걸쳐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도 아직까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것이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이같은 배타성은 대선 승리라는 민주당의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대선 승리를 이루기 위한 최대 관건은 '연대'다. 손학규 대표는 10·3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된 직후 "진보와 개혁, 중도를 끌어안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당내에서는 7년 전 입당한 동료 의원까지 배척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민주당은 '연대'를 말할 자격이 없다.

수권 능력을 보여주는 데 필수적인 인재 영입도 힘들어진다. 계파 갈등에 출신 갈등까지 더해진다면 국민은 민주당을 외면할 것이다.

장세환 의원의 '김부겸을 위한 변명'은 사실 이같은 배타성에 대한 반성문으로 평가된다. 김부겸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편지를 보낸 이후 많은 동료 의원들에게 격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부디 반성문을 쓰는 민주당 의원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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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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