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감세' 언급 있을지 주목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부와 여당 사이에 논란을 빚고 있는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정치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세철회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난번에는 예산안을 다룬 상임위였고 다음번은 법안에 대해서 하는 상임위"라고 말해, 곧 입장 표명이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는 "최근의 복지 행보가 2007년 대선 당시 핵심 공약이었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비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초 "박 전 대표가 감세에 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이를 해석했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다시 '신중론'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이정현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8일 기획재정위는 예산을 다뤘기 때문에 의견을 피력할 계제가 아니었지만, 다음번(22일)에는 감세 법안과 관련된 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감세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임을 시사하는 내용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4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는 "박 전 대표가 감세에 대한 발언을 할지는 기다려 봐야지 지금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박 대표와 같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혜훈 의원은 "내년에 본격적인 행보를 하다보면 다 나올 텐데 굳이 지금 감세를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 의원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현 정부의 감세 정책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집중적으로 혜택을 주고 있어, '부자감세'라는 매도를 당해도 반박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해 '감세철회'에 대한 친박 진영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감세는 내용과 타이밍이 중요한 데 정부가 대규모 출연을 하면서 감세를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박 전 대표가 2007년 '줄푸세'를 얘기했을 때는 경기가 좋았지만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는 상황이 바뀌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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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 정부의 감세정책과 박 전 대표의 감세는 그 내용이 다르다"며 "정책은 시장 상황을 보며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감세철회' 입장을 밝힌다면 청와대의 '감세 철회 불가' 입장 표명 이후 잠잠했던 감세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두언 최고위원을 비롯해 감세 철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의 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4일 한나라당 의원 45명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 것을 요청하며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의원총회 소집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기재위 소속 한 의원은 "세법 심사 소위원회에서 관련된 내용을 검토할 것이고, 박 전 대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며 "기재위 내에서도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에 섣불리 결과를 예상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