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검찰 지휘를 안 받고 독자 수사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사법제도 개혁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수사권 조정에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지만, 상당수 여야 의원들이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국회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2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검·경 수사권 조정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 국무총리실은 수사권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입장을 반영한 중재안을 제출키로 했다.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하되 선거와 공안사건 수사는 현행대로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선거와 공안사건까지 독자 수사를 시작할 수 있게 하면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검찰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3월 사개특위 '6인 소위'가 형사소송법을 개정, 경찰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하기로 합의하자 검찰은 강력 반발했다. 19일 서울중앙지검 소속 평검사들이 모임을 갖고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중재안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당수 여야 사개특위 의원들은 정부 중재안에 호의적이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은 "수사권과 관련한 경찰의 요구를 모두 받아주기는 무리가 있지만 검찰이 기득권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국회에서 절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안에 공개 반대했던 여당 의원들 상당수도 수사권 조정에 대놓고 반대 의견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밥그릇 싸움"이라 질타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만 해도 여당 의원 2명한테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이번에 꼭 해야 되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았는데, 그날 법사위 회의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한 뒤 더이상 나에게 회의적인 질문을 하는 여당 의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중재안을 받아 검토해보겠지만, 그간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던 만큼 찬성 의견을 밝힐 전망이다. 하지만 정치권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큰 틀에는 의견 일치를 보되 세부 이견으로 결론이 유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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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당 의원은 "수사권 조정의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부분까지는 합의를 하지 못할 수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정부에서 절충안을 제시하는 것이니만큼 성과를 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