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색 퀴즈 형식으로 한국 반도체 신조어·밈 문화 소개
'세계 메모리 60% 공급' 한국, AI 붐 타고 반도체 노동자 '신흥 상류층' 부상
부동산 '셔세권', 입시 '하의치한약수' 등 자산시장·교육지도까지 재편

"삼전닉스(Samjeonnix)란 무엇일까요?"
"반도체 주식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어떤 주문을 외울 수 있을까요?"
"실리콘 칼라(Silicon Collar)란 무엇일까요?"
"지하철역 근처 아파트는 오랫동안 가장 수요가 높은 곳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곳은 무엇일까요?"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요?"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최대 수혜주로 반도체가 떠오른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공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사회의 전례 없는 '반도체 열풍을 조명했다. 특히 한국의 최신 유행어와 밈을 활용한 이색적인 객관식 퀴즈 형식의 보도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11일(현지시간) NYT 온라인판에 게재된 'AI와 반도체 열풍: 한국 신조어와 밈에 대한 퀴즈에 참여해 보세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NYT가 6가지 문항을 통해 소개한 단어 중 맨 첫번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친 '삼전닉스'다. NYT는 두 기업이 AI 붐을 타고 국내 증시를 이끄는 핵심 종목으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 몸처럼 언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주 변동성 속에서 애타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바라며 외치는 일종의 밈인 '삼멘(삼성전자+아멘)'과 '하멘(SK하이닉스+아멘)'도 퀴즈 문항으로 등장했다.
NYT는 "한국에서 온라인 밈과 신조어는 정치·사회적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투영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며 반도체 호황이 가족식사 자리부터 직장인들의 담배 타임, 온라인 게임방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됐다고 전했다.
과거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반도체 대기업 노동자를 뜻하는 '실리콘 칼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NYT는 진단했다.
AI 칩 수요 폭발로 이들이 수억원대에 달하는 역대급 성과급을 받게 되면서 새로운 경제적 상류층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NYT는 한국의 유명 예능 프로그램(SNL 코리아)을 인용해 프리미엄 아웃도어 명품 의류 대신 'SK하이닉스' 로고가 있는 회사 조끼나 엔비디아 티셔츠를 입는 것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부러움을 사는 패션 밈이 됐다고도 소개했다.
부동산 '역세권' 지고 '셔틀권' 뜨고… 입시는 '하의치한약수'반도체 광풍은 한국의 자산 시장과 교육 생태계 공식마저 바꾸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전통적으로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지하철역 인근 '역세권' 아파트가 최고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영통·기흥·이천 등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출퇴근하는 대기업 통근버스 정류장 인근, 이른바 '셔세권' 아파트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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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국 최상위권 학생들의 진로 목표인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앞에 SK하이닉스(또는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를 뜻하는 '하'가 붙어 '하의치한약수'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과거 심각했던 '이공계 기피 현상'을 K-반도체 열풍이 단숨에 뒤집어놨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AI 시스템 확장에 필수적인 메모리반도체가 가치 있는 수출품이 되면서 국가 경제의 미래를 상징하는 권력의 중심이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