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소인배 정치" 내부지적에 "사과하라" 갈등

"한나라 소인배 정치" 내부지적에 "사과하라" 갈등

도병욱 기자
2011.09.08 10:02

安風에 흔들리는 한나라…내부 갈등까지

한나라당이 '안철수 돌풍'에 흔들리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병에 걸리셨어요?"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인데 이어 당내 중진 의원들이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벌였다.

사건은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일어났다. 원희룡 최고위원이 "며칠간 한나라당의 인식을 보면 낡은 정치와 소인배 정치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국민들은 (안 원장에) 감동받고 있는데 옆에서 야유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큰 위기를 본다"고 지적한 게 발단이었다.

원 최고위원은 "성희롱 국회의원 제명안을 문 닫고 부결시키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부자세금 이야기 나오는데 이를 외면하고 딴 짓하는 한나라당과 기득권세력에 국민들은 절망한다"며 "국민의 분노를 강남좌파로 매도하면 어떤 선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원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김영선 의원이 갑자기 발언을 신청했다. 김 의원은 앞서 발언을 마친 상태였지만 원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다시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그는 "정치권에서 한나라당이 노력한 모든 것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발언을 한 원 최고위원은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강용석 의원을 제명하는 대신 출석정지 처분을 내린 국회의원의 고뇌를 무시하는 것이 더 큰 독단"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안 원장이 새로운 지도자상을 만들어 낸 것은 사실이지만 내편과 네편을 가르면서 내편이 아니면 다 나쁘다는 게 더 구태의연하다"며 "고뇌하는 한나라당 의원과 이를 지지하는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분위기가 험해지자 홍준표 대표는 "됐다, 오늘 그 논쟁은 그치자"고 중재했다. 홍 대표는 "자기 혁신을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지만, 자해 정치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표정이 어두워진 홍 대표는 이후 김장수·남경필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회의 종료를 선언했다. 평소 공개회의 이후 비공개회의를 가지던 관행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정몽준 전 대표가 "비공개회의를 가져야 하지 않냐"고 물었지만, 홍 대표는 "다음주에 하면 되니 마치겠다"며 책상을 손으로 두드린 뒤 자리를 떠났다.

원 최고위원과 김 의원의 언쟁은 회의가 끝난 뒤에도 계속됐다. 김 의원이 원 최고위원을 붙잡고 "적당히 좀 해"라고 하니 원 최고위원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반박했다. 원 최고위원은 이후 기자들에게 "병 걸린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앞서 정몽준 전 대표는 회의 발언을 통해 "안철수 신드롬은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국민 불신이 폭발한 현상"이라며 "이렇게 된 책임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은 집권여당으로 제 역할을 못했을 뿐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가치 집단에서 계파를 위하는 이익 집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국민들의 시각"이라며 "국민들의 메시지를 잘 받아들여 우리 스스로 잘못을 치유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우리가 새로운 보수정당으로서 가야할 길을 빨리 정립해야 한다"며 "안 원장 개인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안 원장을 지지하는 민심, 안 원장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변화가 무섭다는 것을 느끼고 이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우리끼리의 논리가 아닌 시민들과 국민들의 눈으로 바라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성전, 낙동강 전투 이런 용어를 쓰면서 갈등을 몰아가는 것을 그만하라는 게 국민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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