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커지자 고성능 반도체기판도 품귀…빅테크도 줄섰다

AI칩 커지자 고성능 반도체기판도 품귀…빅테크도 줄섰다

김남이 기자
2026.08.1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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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FC-BGA 생산라인 풀가동...대부분 물량 이미 고객 확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그래픽=김지영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그래픽=김지영

고사양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의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삼성전기가 생산라인을 풀(완전) 가동하며 대응에 나섰다. AI(인공지능) 반도체에 탑재되는 칩이 늘고 기판 면적도 커지면서 제조 난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들은 장기계약까지 맺으며 고사양 기판 확보에 줄을 서고 있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1,503,000원 ▲168,000 +12.58%)는 올해 하반기부터 FC-BGA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새롭게 출시할 AI 가속기와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에 필요한 FC-BGA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AI 서버 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고사양 FC-BGA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

반도체기판 중 하나인 FC-BGA는 전기·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기판으로 주로 PC와 서버용 CPU,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에 사용된다. CPU와 GPU, 메모리 등도 결국 반도체 기판 위에 탑재돼야 서로 연결되고 성능을 낼 수 있다. AI 서버의 필수 부품이다.

특히 서버용 FC-BGA는 반도체기판 가운데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서버용 CPU와 GPU가 연산처리 능력과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하나의 기판에 여러 반도체 칩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기판 역시 대형화·고다층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사양 서버용 FC-BGA를 양산할 수 있는 업체도 삼성전기를 비롯한 일부 기업에 불과하다.

서버용 FC-BGA는 일반 PC용 제품보다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를 웃돈다. 기판이 커지고 층수가 늘어날수록 휨을 억제하면서 제품 신뢰성과 생산 수율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제조 기술뿐 아니라 전용 설비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후발 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AI 가속기의 고성능화는 이 같은 기술 장벽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2024년 출시한 블랙웰의 기판 크기는 81.5㎜×74.8㎜였지만 차세대 제품인 루빈 울트라는 153㎜×77.5㎜로 면적이 약 2배 커졌다. 기판 면적이 넓어질수록 무게와 열 등에 따른 휨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고도의 제조 기술이 필요하다.

고사양 FC-BGA 공급이 제한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나섰다. 메모리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고객사가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선수금을 지급해 생산능력을 선점하는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 선수금은 생산라인 증설 등에 활용된다. 현재 삼성전기에서 생산하는 FC-BGA는 이미 대부분 고객이 정해져 있다.

ASIC(주문형반도체) 시장 확대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빅테크들이 자체 AI 가속기 개발을 확대하면서 칩의 구조와 사양에 맞춘 맞춤형 FC-BGA 수요도 늘어서다. 삼성전기 입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장기 고객을 확보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과 판매량을 끌어올릴 기회다.

삼성전기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부산과 세종사업장을 중심으로 고성능 반도체 기판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다만 신규 설비 구축과 고객사 인증 등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본격적인 증설 효과는 2028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FC-BGA 시장의 성장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올해 59억5000만달러에서 2034년 121억2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맞춤형 기판은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최근에 FC-BGA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기판의 면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유리기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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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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