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산된 양승태·조용환 임명동의안

또 무산된 양승태·조용환 임명동의안

도병욱 기자
2011.09.16 18:13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가 또 무산됐다. 국회는 16일 본회의를 열고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문제는 양 대법원장 후보자가 아닌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였다. 민주당 추천 몫인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역시 이날 처리됐어야 했는데, 처리 방식을 놓고 여야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갈등은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면서 시작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의 이념 성향을 문제 삼았고, 당내에는 조 후보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컸다. 민주당은 관례에 따라 민주당 추천 몫인 조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회는 지난 9일 본회의에서 양 대법원장 후보자와 조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민주당이 표결 순서를 놓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통과에 실패했다.

당초 두 후보자 안건 등 8건의 임명동의안을 일괄 상정하기로 합의했는데, 박희태 국회의장이 양 후보자 건을 먼저 표결하도록 안건순서를 바꾼 게 화근이었다. 민주당은 양당 합의에 어긋난다며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일주일이 지난 16일에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조 후보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여전히 지배적이었다. 황우여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추천 몫이기 때문에 관례에 따라달라"고 당내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양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도 찬성할 수 없다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전 본회의장 참석을 보이콧한 채 조 후보자 임명동의안 통과를 요구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소속 의원이 151명이나 모인 만큼 강행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원내지도부는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박희태 의장 역시 "사법부 수장을 선출하는 자리인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직권상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오는 21일 양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당직자는 "21일에 본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며 "더 이상 늦어질 경우 대법원장 공백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날도 야당이 반대하면 강행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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