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4일 본회의 강행처리 가능성 커져…정국 급속 냉각
민주당이 1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선(先)비준, 후(後)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조항 재협상' 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비준안 강행처리 불사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비준안 '강행처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져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민주당이 '결사저지'로 맞설 경우 정국이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5시간 넘게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의총 결과 민주당은 한·미 FTA 발효 후 3개월 안에 ISD 재협상을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구두 약속은 당론을 변경할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을 모았다.
다만 송민순 의원이 "ISD 재협상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넣은 외교문서를 교환하면 그 때 비준안 처리를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손학규 대표가 이 제안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대부분 의원들이 동의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ISD 폐기나 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즉시 시작하겠다'는 한·미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 합의서를 받아올 경우 비준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로 하고, 이 같은 입장을 청와대와 정부·여당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의총 후 브리핑에서 "한·미 FTA에서 최소한 ISD는 제외돼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의총에 참석했던 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제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하는 분위기였다"며 "다만 여당이 비준안 처리에 나설 경우 물리적으로 막을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여당이 비준안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추후 논의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의총 일정은 잡지 않았다.
민주당 의총 결과를 지켜보자며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의총까지 연기했던 한나라당은 "이제는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의 제안은 민주당 요구사항을 들어준 것이고, 미국 정부도 재협상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민주당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거부의사를 확실히 한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하다는 게 한나라당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합의 처리가 불가능하다면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당내 협상파의 입지도 약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끝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 강행처리 주장을 막아설 명분이 없어지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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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표는 여의도에서 당 소속 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비준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강행처리하겠다는 의미냐'는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오는 24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고, 비준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국회법상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선 295명의 재적 의원 중 과반수인 148명 이상이 본회의에 출석해 그 중 과반수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일각에선 내달 새해 예산안과 비준안을 묶어 한 번에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청와대는 그러나 "국회 논의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의회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