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여당과의 관개개선 시도? 강 의원 측 "정치적으로는 '失'이 더 많아"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18일 코미디언 최효종씨를 고소했다. 강 의원실 직원 2명은 이날 오전 8시50분께 서울남부지검을 방문해 A4 용지 4장짜리 고소장을 제출했다.
강 의원은 최씨를 형법 311조에 규정된 '모욕죄'로 걸었다. 지난달 2일 방송된 개그콘서트 프로그램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들을 집단으로 모욕했기 때문에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제 개콘 동영상 보고 고소 결정"=강 의원이 최씨의 발언을 접하고 고소장을 제출하기까지는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강 의원은 17일 자신의 '여성 아나운서 비하' 사건 항소심 판결문을 변호인 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강 의원이 여성 아나운서 집단의 개별 구성원들에 대해 경멸적 표현을 한 사실을 인정, 모욕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에서 강 의원은 "술자리에서 있었던 발언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구성원 수가 많고 구성원의 변화 가능성이 있는 아나운서 일반을 지칭한 것이기 때문이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법부가 '집단모욕죄'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한다.
항소심 판결문을 전달받을 때쯤 강 의원실의 누군가가 인터넷에서 '사마귀유치원' 프로그램 동영상을 접했다. "이 경우도 국회의원들에 대한 집단모욕죄가 적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고 강 의원은 최 씨에 대한 고소를 결정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이 TV로 방송될 때는 보지 못했는데, 뒤늦게 인터넷을 통해 그 동영상을 보고 바로 고소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도 "이 사건(자신의 사건) 판결과 같이 모욕죄가 성립한다면 국회의원인 제가 개콘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을 풍자한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해도 죄가 된다는 것인데, 말이 되나요"라며 "정말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라도 해볼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사면초가' 벗어나려는 시도?= 일부에서는 강 의원의 고소가 '사면초가'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 의원은 지난해 7월 이뤄진 술자리 발언으로 하급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제명됐으며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은 김대식 전 민주평통사무총장과 정옥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등의 여권 인사가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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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선처를 바라고 한 '액션'이라는 것이다. 최씨는 해당 개그 프로그램에서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라며 여당을 직접 지칭했다.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돼요"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광고를 연상되게 하기도 했다.
특히 강 의원은 청와대에 부채를 갖고 있다. 강 의원은 문제의 '술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김윤옥 여사가 없었다면 전화번호도 알려달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해당 보도에 대해 청와대에서 즉각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저격수로 나섰으며,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도 무차별 폭로전을 벌였다. 공교롭게도 박 후보의 상대였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강 의원이 술자리에서 "얼굴은 예쁘지만 키가 작아 볼품이 없다"고 폄하한 것으로 알려진 인사다.
하지만 강 의원 측은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해석을 일축했다. 강 의원 측은 "최씨는 지금 대중적인 인기 면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는데, 정치적인 면에서 본다면 최씨에 대한 고소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 왜 무리수를 뒀겠나"라고 말했다.
또 박 시장과 안 원장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해당 '팩트'를 알았다면 문제를 제기했을만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 의원이 박 시장과 안 원장 등은 정치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인사지만 최 씨는 이와 무관하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강 의원 측은 "이전 문제제기가 의정활동의 일환이라면, 이번 최 씨 고소 건은 강 의원 개인이 처한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급심 법원에서 강 의원에 대해 집단모욕죄를 인정했는데, 법은 강자에게나 약자에게나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며 "국회의원이나 코미디언도 똑같이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