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순위 19위' 장성택이 김정은 3대 세습 원격조정?

'권력순위 19위' 장성택이 김정은 3대 세습 원격조정?

뉴스1 제공
2011.12.20 16:56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사실상 왕조 국가로 전락한 북한에서 37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북한에서의 후계자 승계, 즉 3대 세습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자칫 북한 내부가 동요하면 남한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정세에도 엄청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2009년 3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목했지만 그의 '정치 이력'과 '어린 나이' 등의 이유로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권력 구도를 둘러싸고 여러 관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부각된 이후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맡아 올초부터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등 공안업무에 관여해 왔다.

현재까지는 김정은이 무난하게 권력을 물려 받을 것이란 견해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 김일성, 김정일의 2대에 걸쳐 60여년간 닦아온 권력기반과 북한 체제의 사상교육, 그리고 2012년이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다는 대내적 결속여건 등이 이유로 꼽힌다.

대북전문가로 알려진 국회 국방위 소속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당장 급변사태는 오지 않고 김정은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며 "2012년 4월 15일이 김일성 사망 10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에 북측이 주장하는 강성대국의 깃발을 내세워야 한다는 이유라면, 그 과정에서 김정은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아직 군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김정은은 김정일에 대한 장례식 애도기간이 끝나면 대대적인 장성급 인사를 단행해 군부를 먼저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 상황에선 권력변동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김정은 체제로 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그의 앞날이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중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전 장관 역시 "김정은이 일단 후계자로 지명됐고 대내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사상교육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상징성을 갖고 있어 하루아침에 밀려날 수 있는 여지는 없다"며 당분간 김정은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2여년간의 짧은 정치경험을 가진 29세라는 어린나이의 김정은이 당의 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노령의 원로들과 보조를 맞춰 북한을 이끌어가기엔 무리라는 관측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일의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 김경희 당 정치국 위원 겸 경공업부장과 그의 남편이자 실질적으로 당을 장악하고 있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의 후견인으로서 세습 완성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장성택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의 후계구도에 있어선 장성택을 주목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당을 장악하고 있는 인물이 장성택이며, 당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사들인 최룡해(장성택 측근), 김성애(김정일 계모)와 같은 정치국 정치위원, 국방위의 김영철(정찰총국장),국가안전보위부의 우동측(국가정보원) 등 권력의 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장성택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조력자로 장성택이 배후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북한 권부에 화려한 인맥을 가진 장성택이 만약 마음을 달리 먹는다면, 김정은 체제는 흔들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 건강이 매우 안좋은 김경희가 죽은 이후의 북 체제는 장성택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왜냐하면 김정일의 유일한 피붙이자 실세인 김경희는 조카의 체제유지를 노력하면서'남편이냐 조카냐'를 두고 저울질하겠지만 죽은 이후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장성택은 북한의 사법, 검찰, 인민보안국(국정원) 등 외부 정보기관을 장악하고 있다"며 "북한이 왕조 체제기 때문에 집단지도체제는 불가능해 보이며 김정은 뒤에서 조력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장성택의 탄탄한 권력기반을 우려한 김정일은 2004년 '권력욕에 의한 분파행위'라는 죄명으로 그의 모든 직무를 정지시킨 적이 있다. 그러나 장성택은 2010년 9월 28일 당대표자회의를 통해 당 중앙의권력의 실세로 부활했다.

북한 내부에서의 장성택의 장악력 때문에 장성택 중심의 집단지도체제가 형성 될 거란 예상들도제기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 게오르기 톨로라야 한국연구소장은 장성택이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우고,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함께 북한을 이끌어가는 집단지도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톨로라야 소장은 "김정은이 독자적으로 정권을 장악하기엔 김정일의 사망이 너무 빨랐다. 앞으로 수개월에서 1년 정도는 장성택을 중심으로 김경희, 김정일의 부인 김옥 등이 공동으로 북한 정책을 결정하는 체제가 유지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세현 전 장관은 "집단지도체제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장성택과 김정은 두 사람이 절대 다른 사람이 권력을 분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아버지에 비해 경험이 짧기 때문에 세세한 것까지 지시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고모부인 장성택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앉혀 놓고, 섭정(임금을 대신해 정치를 하는 것)형식으로 통치를 하면서 김정은이 실권을 강화하는 상황으로 발전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이는 장성택은 김정일의 혈육이 아니기 때문에 김정은의 상징성이 필요하고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할 때까지는 장석택의 인맥이 필요한 만큼 나이어린 김정은과 권력욕심이 많은 장성택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결합하는 통치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선 김정은과 장성택이 틀어질 경우 또는 장성택의 '변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변수로 꼽힌다. 현재 북한 권력은 김정은을 따르는 세력과 장성택을 따르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둘 사이의 관계는 언제든지 틀어질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장성택이 마음을 달리먹는다면, 북 체제는 또 한번 크게 동요될 수 있다. 다만 이런 가능성은 당장이 아닌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의 가능성이란 견해가 많다.

그러나 일부에선 장성택이 북한 권력의 실세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전날 발표된 장의위원회 명단에는 당 원로급들이 서열 10위 안에 포진되어 있으며 장성택은 19번째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대외적으로 장성택이 실질적인 권력자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 대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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