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전혁 "밥잔치" 추가 폭로...고승덕發 '전대 돈 봉투' 일파만파

조전혁 "밥잔치" 추가 폭로...고승덕發 '전대 돈 봉투' 일파만파

뉴스1 제공
2012.01.06 13:47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특히 6일 일부 언론이 복수의 여당 의원 발언을 인용, '박희태 현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지난 2008년 7·3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당시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고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달했다'고 보도하자, 박 의장과 김 수석이 즉각 부인하고 나서는 등 사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까지 번져가는 형국이다.

앞서 고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대 때 당 대표로 당선된 한 친이(친이명박)계 출마자로부터 300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받았다"면서 "작년 7·4전대 때의 일은 아니다"고 밝혔었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고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넨 사람은 지난 2008년 7·3전대와 2010년 7·14전대에서 각각 당 대표로 선출된 박희태 현 국회의장과 안상수 전 대표 가운데 한 명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폭로 당사자인 고 의원은 "검찰 수사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며 자신의 폭로의 보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상황. 고 의원 폭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한 한나라당 역시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론 이번 사태가 불과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박희태·김효재, '돈 봉투 전달' 보도에 "사실무근" 거듭 부인

고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넨 당사자로 지목된 박 의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박 의장은 "(2008년 전대 출마 때는) 고 의원도 잘 몰랐다"면서 "(당시) 난 국회의원도 아니고 평당원 신분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2008년 4월 18대 총선 당시 낙천했으나, 그해 7월 전대에선 당내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원 아래 원외 인사이면서도 당 대표직에 올랐었다.

당시 전대 결과를 보면, 박 의장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정몽준 전 대표가 일반 국민대상 여론조사에선 46.29%를 얻어 박 의장(30.13%)을 앞섰으나, 대의원들의 현장 투표에선 박 의장이 4264표를 얻어 2491표의 정 전 대표를 제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당직자는 "전대 때 대의원 표를 모으기 위해 원내·외 당원협의회 위원장에게 식비나 교통비를 지원하는 건 오랜 관행"이라고 밝혔지만, 박 의장은 "전대에 여러 번 나와봤지만 잘 모르겠다. 난 돈을 만져보지도 않았고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김 수석도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같은 당이지만 내 기억엔 고 의원과는 단 한 마디도 말을 나눈 적이 없다"며 자신이 돈 봉투를 전달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김 수석은 박 의장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았을 때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인사다.

◇조전혁, "전대 때 마다 밥잔치 벌어졌다"

조전혁(인천남동을)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고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과 관련, "돈 봉투가 실제 오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밥잔치'가 벌어진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된 지난 2010년 7·14전당대회 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다가 '돈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를 사퇴했던 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시에도 경선 출마자 몇 명은 의원이나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이 모아놓은 대의원들에게 계속 밥을 샀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또 '고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자부터 돈 봉투를 받은 시점이 박희태 현 국회의장이 당 대표로 당선된 2008년 7·3전대 당시'란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2008년이나 2010년 전대 모두 상황이 비슷했을 것"이라며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대의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항상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2008년 전대 때 한 다선(多選) 의원으로부터 '누구누구를 밀라'는 전화가 왔지만, 난 우리 지역구 대의원들에겐 자유 투표를 하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대의원들 반응이) 굉장히 싸늘해지더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조 의원은 "고 의원에게 돈 봉투가 갔다는 얘기는 이번에 처음 들었다"면서 "나도 개인적으론 돈 봉투를 전달받은 적이 없다. 다만 한나라당의 '자갈밭'으로 불리는 지역의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겐 관행적으로 돈 봉투가 갔다는 얘기를 들었고, 전체를 다 확인하진 못했지만 그런 경우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당 쇄신 논의가 진행 중인) 지금 이 시기에 '전대 돈 봉투' 얘기가 나온 배경은 모르겠지만 그런 관행이 있었다면 사라져야 한다"면서 "이는 한나라당만이 아니라 대의원 선거를 한 모든 당의 문제로 듣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돈 봉투뿐만 아니라) 밥자리도 문제"라면서 "그 밥자리에 오냐, 안 오냐를 두고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을 줄 세우는데, 21세기에 이게 제대로 된 정치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전대 돈봉투'는 실제 상황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관련자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내에서 추가 폭로가 나올 수도 있는 등전대 '돈 선거'논란의 향배는 예측불허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與 "지금이라도 국민에 사과"… 사태 수습 안간힘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은 전날 이번 돈 봉투 파문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선데 이어 이날도 거듭 사과 의사를 밝히는 등사태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황영철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 정치권에서 전당대회와 관련한 일은 여야를 막론하고 다함께 고질적인 문제"라면서도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향후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키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당 쇄신 논의와 관련해 공천 물갈이 추진 등이등이 한창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와중에 고 의원의 '돈 봉투' 폭로가 나온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친이계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키 위한 의도가 있지 않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실제 국회 주변에선 "고 의원이 잠재적 총선 공천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고도의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있다.

이인기 의원도 "잘못된 정치관행을 털고 가야 한다"면서도 "지금 시점에서 이를 공론화하는 게 당에 무슨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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