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은정 검사, 사직서 제출 책임은 나꼼수?

[기자수첩]박은정 검사, 사직서 제출 책임은 나꼼수?

김훈남 기자
2012.03.05 07:06

지난달 28일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방송 이후 박은정 인천지검 부청지청 검사(40)가 사표를 냈다.

박 검사는 나꼼수가 제기한 '기소청탁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49)의 남편 김재호 판사(49)로부터 나 의원에 대한 비방성 글을 올린 누리꾼을 기소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지목된 수사검사다.

박 검사가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나꼼수에 거론되면서부터다. 나꼼수를 '죽이려는' 검찰이 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된 주진우 시사인 기자(39)를 구속하려 했으나 박 검사가 '진실'을 폭로해 이를 저지했다는 것.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훼손시킨 박 검사는 조직 내에서 배신자가 됐으니 그를 지켜줘야 한다고 나꼼수는 도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나꼼수의 주장은 도처에서 허점이 보인다. 이들은 검찰의 정치적 동기를 거론하며 "통상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을 검찰이 직접 나서 수사한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사건은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나꼼수 방송이후 박 검사를 주요 참고인으로 소환조사 검토한다고 밝혔다.

검찰도 기소청탁 같은 중대한 의혹에 휘말린 수사검사를 조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 판사의 기소청탁 여부를 떠나 의혹이 불거진 이상 박 검사를 조사, 진위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적인 절차라는 게 여러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나꼼수의 주장대로 박 검사가 기소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면 주 기자는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주 기자를 기소하려한다면 박 검사의 진술을 묵살해야할 것이다. 박 검사의 양심선언이 있었는지, 검찰이 이를 외면했는지는 수사결과를 보고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나꼼수는 주 기자의 구속방침을 기정사실화하고 박 검사를 양심검사로 영웅만들기에 나섰다. 수사결과도 보지 않은 채 '검찰이 나꼼수를 죽이려 한다'는 전제아래 나온 주장이다.

결국 박 검사는 방송 3일 뒤 사표를 냈다. 대검이 이를 만류하고 있다. 나꼼수의 호소가 통한 모양새지만 당연한 진술을 한 박 검사가 매스컴에 오르내려 사표를 낸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과연 나꼼수가 여론을 이용해 박 검사를 지켜준 것인지 아니면 사건을 휘두르고자 박 검사의 사표를 끌어낸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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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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