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격전지]②서울 동대문을 與 강북 최후보루 vs 野 서민지역 탈환

서울 동대문을은 강북이지만 전통적인 여당 텃밭지역이다. 현재의 지역구 개념이 도입된 1985년 12대 국회의원 선거 후 민주정의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의 간판을 단 후보들만 금배지를 달 수 있었다.
최근 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중산층 유입이 늘었지만 전농동, 답십리동, 장안동을 품고 있는 동대문을은 서민들이 상당수다. 그럼에도 민심은 보수정당으로 향했고, 보수진영은 이곳을 서울 강북의 최후 보루이자 동북지역의 거점지로 인식하며 총력전을 펴왔다.
20여 년 간 답십리에 거주한 윤 모 씨는 "낙후된 지역이었기 때문에 재개발에 대한 기대가 여당으로 표가 쏠리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지역 특성을 설명했다.
이번 선거는 격전지답지 않게 싱거울 것 같았다. 이곳에서 내리 3선을 했던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공천신청을 포기했던 탓이다. 그런데 홍 전 대표가 당의 재신임을 받고 뒤늦게 텃밭으로 뛰어들었다. 18대 선거에서 낙선했던 민병두 민주통합당 전 의원과의 '재대결'이 성사되면서 단번에 관심 지역구가 됐다. 민 후보는 낙선 후 4년간 밑바닥을 훑으며 말 그대로 '와신상담'했다. 그 어떤 선거구보다 뜨거운 접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홍 후보는 2001년 16대 보궐선거로 동대문에 입성, 내리 3선을 했다.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서울 동북권에서 거의 전멸했던 17대 선거에서도 살아남았을 정도로 지역기반이 탄탄하다. 18대에서도 56.83%의 득표율로 41.07%에 그친 민 후보를 1만 표차 이상으로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 판세는 다르다. 홍 후보가 원내 활동에 관심을 쏟는 사이 '10당(當)9락(落)'(10시간 지역을 누비면 당선되고 9시간 다니면 떨어진다)'의 정신으로 지역구를 다진 민 후보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은 탓이다.
지난 12일 국민일보가 GH코리아와 함께 발표한 후보 지지율에서 민 후보는 43.5%로 39.7%를 기록한 홍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같은 날 중앙일보와 한국일보의 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민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치열한 접전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이곳은 당락을 결정할 만한 큰 지역 의제가 없다. 양측이 인물론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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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후보는 한나라당 당대표까지 지낸 홍 의원을 이명박 정부 실정의 공동책임자로 부각시키고 있다. 13일 전농동 가나안교회 조찬기도회에서 만난 민 후보는 "우리 선거의 캐치프라이즈는 '정치는 좋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라며 "'섬김 대 군림'의 프레임을 앞세워 4년 동안 보이지 않다가 선거 때만 나타나는 사람을 더 이상 지역일꾼으로 국회에 보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공천을 받은 홍 의원은 아직 '어깨띠'도 마련하지 못했다. 장안동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홍 의원은 "동대문을이 무너지면 서울 강북지역 보수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경전철 사업, 청량리 집창촌 정리, 특목고 도입 등의 의정활동을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왜 동대문을에 홍준표가 필요한지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문이 만든 큰 인물'이라는 모토를 앞세워 흩어졌던 민심을 다잡겠다는 복안이다.
민심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홍 의원 지지자인 이모씨(답십리동 거주)는 "원내 활동 때문에 지역구를 많이 돌아다니지 못한 것을 깨끗하게 인정하며 사과하더라. 화끈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주민은 "'모래시계' 검사 아니냐"며 "강직하고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답지 않게 털털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반면 장안동에 사는 박혜정 씨는 "워낙 자주 뵈니까 지지하게 됐다"며 민 후보의 폭넓은 '스킨십'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홍준표는 피로하다. 그 동안 해 온 것이 실질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장안동 주민 정모씨는 "민 후보가 옆집 아저씨 같다는 평이 많다"며 "여기(동대문을)는 호남출신도 많아 민주당 후보라는 게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