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하진 새누리당 성남분당을 후보

'벤처신화', '스타CEO', '인터넷 마케팅 전도사', 'TV광고모델', '록밴드 출신'.
갖가지 수식어구가 따라붙는 한국 IT업계의 터줏대감 전하진 전한글과컴퓨터(19,120원 ▼40 -0.21%)(이하 한컴) 대표(사진·새누리당 성남분당을 후보)가 '정치신인' 이름표를 추가했다.
선거라고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학원 원우회장 선거에 나갔다 2표차로 떨어진 경력이 전부인 전 후보가 살벌한 정치판에 발을 담근 이유는 무엇일까.
전 후보는 28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벤처산업협회 부회장직을 맡으면서 정치권에 정책 제언을 해왔지만 현장에서 느끼기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목소리를 내달라는 업계의 요구가 컸다"고 출마 배경을 전했다.
그는 "성남분당을은 교육, IT와 관련해 꿈꿔왔던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곳"이라며 "젊은 층이 두텁고 고급인력도 많아 이 지역에서 교육혁신, IT연계 일자리창출 등을 시도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전 후보는 선거운동으로 바쁜 틈틈이 '정치초짜일기'를 블로그에 연재하며 유권자와 소통하고 있다. 정치엔 초짜지만 전 후보는 벤처업계에서는 잔뼈가 굵다.
'아래아한글' 워드프로세서로 유명한 한컴이 부도위기로 알짜 프로그램을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헐값에 넘길 뻔 했던 1998년, 전 후보는 한글지키기 운동본부가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대표이사로 추대됐다.
'인터넷 마케팅 전도사'라 불리던 전 후보는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해외마케팅 벤처 '지오이월드'를 설립한 지 2달 만에 회사를 아내에게 맡기고 귀국, 2001년까지 한컴 구원투수로 한글지키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한컴 이미지 개선에 기여했다.
IT업계에서는 전 후보를 "벤처CEO 중에서도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받은 '스타'로 벤처산업협회를 통해 업계를 꾸준히 대변해 온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래는 전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독자들의 PICK!
- IT벤처업계에서 주로 활동해 왔는데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 그동안 벤처업계나 벤처산업협회에서 활동하면서 정치권에 정책 제언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아무래도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고 몸소 벤처를 경험한 사람과는 온도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업계 기업가들이 정치현장에 들어가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이 있었고 이를 외면하기 어려웠다.
- 이번 공천에서 많은 기업가들이 지원했는데, 이공계, 과학기술인을 배려한다는 방침에 따라 전략공천 됐다고 한다.
▶ 그렇든 아니든 살아온 경력이 이공계 출신에 IT업계 쪽이다 보니 그 쪽 방면으로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 저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으니 경험한 것들을 정치에 반영해야 하지 않겠나.
- 야당 공천심사위원 후보군에 거론됐다는 이야기가 있어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 전적으로 설(說)에 불과하다. 직접적으로 연락받은 적이 없고 저도 언론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 일부 언론의 추측성 보도로 불거진 의혹일 뿐이다.
- 새누리당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
▶ 저는 개혁적 변화를 원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여야를 떠나 새누리당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국민이 바라는 정치문화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국민은 여야 모두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변화를 누가 더 열심히 추구하느냐, 이 관점에서 봤을 때 새누리당이 앞서간다고 봤다. 좌우 이념 문제를 떠나 스마트 시대를 맞아 여기에 맞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야 하며 정치권 행보의 기준점도 바뀌어야 할 때가 왔다고 느낀다.
- 성남분당을 지역에서 선거운동 해보니 어떤가.
▶ 막상 와서 보니 생각보다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실천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지역이다. 유권자들이 굉장히 매너 있고 젊고 고급인력도 많다. 제가 꿈꾸는 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프레임, 모델을 만드는 일이다. IT도 그렇고 과학기술, 라이프스타일 등에서 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이 이를 이해하고 받아줘야 가능한 일인데 운동을 하면서 너무 좋은 느낌을 받고 있다. 저를 지지하든 아니든 이번 분위기라면 한번쯤 교육혁신과 IT와 연계한 일자리창출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협조를 받아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 분당은 새누리당 강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새누리당에 대한 애정은 많지만 그동안 소홀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불안해하시는 분도 적지 않다.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다행히 지역주민들을 만나면서 처음에 걱정했던 것 보다는 훨씬 친근하게 대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이다. 정치신인으로서 희망과 자신감을 얻었다.
- 창업은 물론 벤처기업에 몸담은 선배로서 청년 창업에 대한 생각은.
▶ 서른 살에 처음 창업에 도전했다. 요즘 보면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가 많은데 창업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창업을 일자리 창출 개념에서 인식한다는 건 문제다. 기업가 한 사람을 키워내려면 많은 우여곡절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 대한 배려 없이 창업만 이야기하면 많은 젊은이들이 다치게 된다. 스키도 넘어지는 법부터 배우지 않는가.
연예기획사에서 오디션으로 발굴한 연습생을 스타로 키우는 것처럼 자금, 마케팅 등을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 미국에서는 벤처캐피탈이 연예기획사 같은 역할을 해준다. 한국은 1인, 2인 창업으로 대학생 창업을 부추기는데 그들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얼마나 많은 게 필요하겠냐. 혼자 알아서 해보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업계에서 이 점을 수없이 지적했지만 정치권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온도차가 있었다. 창업 생태계 자체를 바꿔야 한다. 정부목표는 일자리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예산을 풀어 자꾸 창업을 부추기는데 중요한 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금은 이 부분이 너무나 미흡해 하루 빨리 보완이 필요하다.
- 우리나라에는 왜 애플, 구글 같은 기업이 없나.
▶ 교육 때문이다. 우리의 초중고, 대학 교육시스템은 여전히 산업시대에 맞춰져 있다. 스마트 시대에는 잘 맞지 않는 시스템이다. 미국 MIT대가 모든 강의를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지식을 전달하고 파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얘기다. 새로운 인재상이 나와야 하고 이런 인재를 키워낼 새 교육이 필요하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미칠 수 있는 일에 몰입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몰입이 창조를, 창조가 기업 활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주입식 교육으로는 애플, 구글 같은 기업은 우리나라에서 절대 볼 수 없을 것이다.
- 당선되면 어떤 정책을 펴고 싶은가.
▶ 교육과 벤처창업 지원 등에 제 경험을 보태고 싶다. 특히 스마트 시대에 맞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선 성남분당을이 그런 시도를 시범적으로 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지역이다. 주민들의 수준이 높고 벤처타운이 밀집돼 있다. 이곳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문제는 대학이 없고 학교가 부족하다는 점. 이 지역에 새로운 교육모델을 접목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 육성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지역인재발굴에 힘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 트위터를 통해 현 정권이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개인적으로 이명박 정권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교육, 벤처 부문 정책을 보면 너무 하드웨어적으로만 접근한 경향이 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공감이 중요한데 사람의 마음을 읽는 소통법 등에 불만이 많다.
- 일각에서는 대표로 재직했던 네띠앙엔터테인먼트의 탤런트 이승연 정신대 누드파문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네띠앙을 다른 인수자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회사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브랜드 유지' 차원으로 대표직함을 당분간 유지해 달라는 청을 받고 그렇게 했다. 당시 출근도 하지 않았고 월급도 받지 않았다. 이 와중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고 인수자 측에 "명예까지 더럽힐 거냐"고 항의해 대표 이름을 내렸다. 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고 당시 일에 관여했던 분들도 모두 알고 있는 일이다.
- 고교시절 위크엔더스 밴드를 결성했고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다. 대학에서도 선 인 디키라는 록그룹을 만들었던 특이한 이력이 눈에 띈다.
▶ 음악을 좋아하고 지금도 가끔 노래를 한다. 앞으로도 말리는 사람이 없으면 매달 한 번씩은 할 생각이다(웃음).
■ 전하진 새누리당 성남분당을 후보는= 1958년(53세)로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후, 미국 스탠포드대 정보통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LG전자 전신인 금성의 컴퓨터사업부 시스템 엔지니어로 입사, 일본 벤처업체 다이낙스사에서 기술연수 후 서른 살에 100만원으로 픽셀시스템을 창업했다. 마흔을 앞두고는 미국 새너제이에 지오이월드를 설립했다. 1998년 경영난에 빠진 한글과컴퓨터의 대표로 발탁돼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이화여대 겸임교수, 벤처산업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인케코퍼레이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