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성 3호 발사에도 불지 않는 4·11총선 北風

광명성 3호 발사에도 불지 않는 4·11총선 北風

뉴스1 제공
2012.04.06 17:37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선거때마다 등장해 표심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쳐왔던 '북풍(北風)'이 이번 4·11총선 정국에선 자취를 감췄다.

특히 북한이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주요 선거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이번 총선을 불과 한달도 남기지 않은 지난달 16일 김일성 전 주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오는 12~16일 사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겠다고 천명했다. 총선 날짜와도 절묘하게 맞물리는 시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북한의 로켓 발사를 '중대한 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북한이 로켓 발사를 중지할 것을 촉구했지만, 정작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돌입한 정치권은 잠잠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 발표 이후에도 한참동안 침묵해온 것은 물론, 과거 북풍때 마다 '안보 마케팅'을 통해 표심잡기에 나섰던 여당 측도 비교적 소극적인 모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북풍이 총선때마다 반복된데 따른 학습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거철마다 북측 도발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유권자들에게 '내성'이 생겨 북풍 위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 북풍이 최대 변수로 등장, 표심을 가른 경우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1987년 터진 KAL기 폭파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알려진 김현희가 바레인 상공의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한 것으로 드러나며 당시 야당 후보였던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와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는 큰 타격을 받았다. 결국 대선 승리는 '안보 이미지'에서 앞섰던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에게 돌아갔다.

이후에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됐다. 14대 대선 두달여 전인 1992년 10월에는 중부지역당 사건이 불거졌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단 사건'이라며 95명을 간첩 혐의로 적발했다. 당시 평민당 김대중 후보의 측근도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결국 민자당의 김영삼 후보가 당선됐다.

1996년 15대 총선의 경우 선거일을 불과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판문점 무력시위 사건이 발생, 당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이 139석을 획득하며 크게 이겼다.

이처럼 집권여당에 호재로 작용했던 북풍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여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됐던 '북풍의 법칙'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천안함 폭침사건의 경우 정부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각종 음모론, 현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실패에 대한 비난 등을 초래하면서 집권여당에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참패했던 것이다.

최근 광명성 3호 발사를 두고 여당이 굳이 이슈화하려 하지 않는 점 역시 천안함 사건때의 선거패배 기억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도발을 이슈화할 경우 현 정부 들어 경색된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고, 이는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할 수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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