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권 프로젝트' 시동···당 체제개편 예고

박근혜, '대권 프로젝트' 시동···당 체제개편 예고

변휘 기자
2012.04.12 19:52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4·11 총선 승리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대권 프로젝트' 시동을 걸었다. 총선 '압승'으로 대권가도에 탄력을 받은 지금,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박근혜 대세론'을 확고히 굳히겠다는 정치적 포석이다.

박 위원장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능한 빠른 시기에 당을 정상화하겠다"며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 당을 정상체제로 운영하고 바로 민생문제 해결과 공약 실무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께 드렸던 모든 약속을 실천에 옮길 것"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불법사찰 방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차기 지도부를 조기에 뽑아 당 운영권을 넘기고 자신은 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총선과 함께 당 분열국면이 봉합된 만큼 민생 중심으로 한 대선 공약 작업에 주력하겠다는 것.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 주 중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세부사항을 확정하고, 19대 국회 개원 직전인 5월 말~6월 초쯤 전당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대선 후보 경선은 8월 초로 예정돼 있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며 "먼저 당 내부에서부터 계파와 당리당략에 따른 분열, 갈등으로 또다시 국민께 실망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위원장이 이번 총선을 통해 여권 다른 대권주자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린 것으로 평가했다. 비박(非朴) 진영 대권주자인 정몽준·이재오 의원이 당선됐지만, 피 말리는 접전 끝 진땀 승이었다. 대권주자로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현재까진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대선을 불과 8개월 남겨 둔 상황에서 이런 '독주체제'를 가능케 한 요인으로는 지역·연령·계층을 아우르는 박 위원장만의 대중적 인기와 영향력, '신뢰와 원칙'의 이미지가 꼽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중·장년층 유권자들에게 박 위원장은 단순히 한 사람의 정치인이 아닌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는 존재"라고 평가했다.

위기 때 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해 당을 구하는 정치력도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천막당사'에서 한나라당의 완패를 막았고, 이번엔 당명과 당헌·당규까지 바꾸며 파산 직전의 당을 압승으로 이끌었다.

이와 함께 민주통합당의 '좌클릭'에 대항하는 안정적 '미래세력' 이미지 역시 강점이다.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위해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폐기, 대기업 개혁 등을 강하게 부르짖으면서 국민적 불안을 초래한 반면 박 위원장은 합리적인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통합당의 '좌클릭'에 불안을 느끼는 국민에게 '이런 정당에게 국가를 맡길 수 없다'는 박 위원장의 호소가 통했다"며 "국민의 불안 심리를 정확하게 포착한 정치적 통찰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경쟁 없는 '독주'가 오히려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까진 이명박 대통령에 맞서 '여당 내 야당' 이미지 효과를 봤지만, 앞으론 여권에 대한 비판 화살이 박 위원장에게 직접 날아올 수 있단 의미다.

수도권 '완패'도 뼈아픈 대목이다. 유권자 절반이 몰려 있는 곳에서 표의 확장성 한계가 드러난 탓이다. 총선보다 '바람'에 더 민감한 대선이다. 정치적 이슈가 빠르게 퍼지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지 못하면 어려운 게임을 펼쳐야 한다.

'2030'세대 공략도 숙제로 남았다. 역대 대선은 항상 직전 총선보다 10~15% 이상 투표율이 높았다.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표심을 얻지 못하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이번 총선은 비대위 체제, 정강·정책 변화 등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MB정권과의 단절을 어필한 박 위원장의 정치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변수도 적지 않다"며 "수도권에서의 영향력 한계 등 드러난 약점들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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