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5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석 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 군사 열병식에 참석, 대중연설을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개 대중연설을 하기는 김 제1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992년 4월 25일 인민군 창건 60돌 열병식 때 마이크를 잡은 이후 20여년 만이다.
그러나 20년전 김 위원장의 연설은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에게 영광이 있으라"는 단 한마디에 그쳐 연설이라고 하기에도 어색했던데 반해이번 김 제1위원장의 연설은 20여분에 걸쳐 이뤄졌다. 이에 대해선생전에 대중연설을 즐겨했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통치 스타일을 연상시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버지 김정일의 경우 대외적으로 연설한 적이 딱 한번 있었다"며 "연설을 비교적 자주했던 김일성의 통치 스타일을 따라 가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일성 주석은 지난 1945년 10월 14일 열린 '김일성 장군 환영 평양시민대회'를 비롯해 노동당 대표자회 등 각종 행사에서 공개 연설을 해왔으며, 종종 신년사를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화면에 비친 김정은 제1위원장은또 대중들이 박수를 칠때 따라서 박수를 치거나, 연설 중간중간에 참석자들에게 시선을주기도 해과거 대중들에게 웃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등 친화적인 분위기를 풍겼던 김일성 주석의 모습을 많이 의식하고 모방하려 한 흔적을 남겼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도열식에 함께 참석한 주요 군 인사들이 흰색 예복을 입고 있는 점을 '김일성 따라하기'의 또 다른 예로 지적했다.
유 교수는 "옛 소련 군 인사들이 주요 행사에서 흰색 군복을 즐겨 입었던 것을 따라 김일성 주석 당시에도 흰색 군복을 자주 입었다"며 "도열식에 기마대가 등장하는 등 김일성 주석 때의 분위기를 모방하려는 듯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 주석은 지난 1953년 7월 평양에서 열린 전승열병식에서 다른 군 주요 인사들과 함께 흰색 군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목소리 역시 김정일 위원장보다는 김일석 주석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비교적 톤이 높았던 김 위원장에 비해 김 제1위원장은 굵직하고 안정된 음색으로 연설문을 차분하게 읽어, 아버지보다는 할아버지에 가깝게 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교수는 "할아버지의 통치 스타일을 따라가는 한편 직접 장시간 연설을 한 것은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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