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9일 19대 국회 개원 후 첫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가 열린 천안 지식경제부공무원연수원. 당 지도부의 경선관리위원회 출범 방침 확정에 반발하며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등 비박(박근혜)계 의원들이 보이콧을 선언, 기자들의 관심은 온통 '경선 룰'에 쏠렸다.
하지만 친박계가 장악한 지도부는 비박계의 경선 룰 개정 요구나 기자들의 관심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비박계의 연찬회 불참으로 연찬회장에서 만난 의원 중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제)를 주장하는 이들도 거의 없었다. 그나마 정두언 남경필 김성태 등 일부 쇄신파 의원들만이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러한 논란과 관심을 감안한 듯 저녁 7시 경 연찬회장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침묵하다 1시간 반 만에 서둘러 행사장을 떠났다. 박 위원장이 떠나자 연찬회는 다소 맥 빠진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지도부의 입장은 완고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아무리 경선 룰을 바꿔도 결과는 바뀔 게 없다〃고 했고, 서병수 사무총장도 〃오픈프라이머리는 실익은 없고 여러가지 부작용이나 병폐가 있는데 왜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비박계 후보들과 직접 대화 하겠다〃고 했지만,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하고 그 틀 안에서 경선 룰을 논의하자는 기존 입장엔 변함이 없었다.
양측이 접점을 못 찾고 평행선만 달리고, 박 전 위원장마저 입장표명을 미루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연찬회가 끝난 이튿날인 10일 정 전 대표, 이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비박계 후보들은 "'경선 룰'이 변경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 경선 파행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결국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인물은 침묵하고 있는 박 전 위원장 밖에는 없는 듯 보인다. 비박 주자들의 요구를 수용해도 승리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다양한 목소리에 대한 수용을 위해서라도 가장 유력한 주자인 박 전 위원장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선을 깰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박빙의 승부가 펼쳐져 흥행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 민주통합당의 대표 경선을 봐도 그렇다.
"일방통행 식 당 운영으로는 중간층의 지지는커녕 새누리당에 실망하는 국민들이 점차 늘어나 재집권의 가능성에서 멀어질 것"이란 우려가 기우에 그치기를 바란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