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부동산 활성화한다고 DTI 완화해선 안돼"

안철수 "부동산 활성화한다고 DTI 완화해선 안돼"

김성휘 기자
2012.07.19 12:50

'안철수의 생각' 출간 "저축은행 규제완화 엄청난 파국, 문책해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같은 금융 건전성 규제를 풀어선 안된다며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할 경우 가계부채를 도리어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이날 출간한 자신의 책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이외에도 고용부진, 저축은행 사태 등에 대해 꽤 구체적인 생각을 밝혔다. 대선출마와 관련, 그동안 지적돼 온 정책능력이나 국가경영 전략에 대한 의구심 해소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부동산이라도 팔아야 빚을 갚을 수 있으니 DTI나 LTV(담보인정비율) 같은 금융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에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DTI, LTV를 푼다면 거래 활성화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가계부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부동산 가격상승 기대심리를 부추긴 그동안의 정책을 반성하고 억지로 가격을 떠받치려는 인위적 부양책들을 다시는 동원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빚을 얻어 주택을 구매,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에 대해선 대출기관이 만기를 연장하고 변동금리를 장기고정금리로 바꾸는 등 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주택 대출도 선진국처럼 20~30년 만기의 장기대출 형태로 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900조원을 넘었다는 가계부채에 대해 주거·교육 등 가계부담은 늘어나는데 수익은 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며 "우리 사회의 복지수준도 낮아 서민들이 목돈이 급히 필요하면 빚을 낼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 경제력 집중에 따라 소득불균형이 심해진 점,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카드 영업 행태 등도 가계부채의 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가계부채에 정부와 금융권의 책임이 크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렇다, 정부의 경우 잘못된 정책을 도입 유지한 것, 나쁜 결과가 생겼는데도 그대로 밀고나간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민금융기관으로 본업에 충실해야 할 저축은행에 대해 규제완화 명분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거액 대출의 길을 터줘서 결국 엄청난 파국을 빚었다"며 "철저한 문책이 있어야죠"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현 정부의 도덕성에 타격을 준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 이처럼 강경한 책임론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 문제에 "기업들이 '고용 없는 성장은 자본에도 독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동안 대기업에게 줬던 세제, 인프라 제공 등의 혜택을 고용 효과가 큰 내수, 벤처, 중소기업에게 파격적으로 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초과노동임금의 대폭 인상 등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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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국제부장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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