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정치 경험 부족은 분명 저의 약점이지만, '낡은 체제'와 결별해야 하는 시대에 '나쁜 경험'이 적다는 건 오히려 다행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이날 출간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에서 '정치를 해본 경험이 없는데 과연 대통령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비판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는 "시장이나 국회의원 한번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된다면 어려움이 많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다"며 "그래서 '과연 내가 자격이 있나'하는 고민이 깊은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제가 뭐든 처음부터 척척 능숙하게 해냈던 적은 없었다"며 "사장이 된 후 수많은 실수를 했지만, 절대로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았고, 실수를 통해서 배워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수가 된 후에도 처음엔 강의를 잘 못했는데, 부족한 부분을 계속 메모하고 고쳐나가서 결국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최고 수준의 강의평가를 받는 교수가 될 수 있었다"며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수를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누구보다는 낫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보면 경험부족이 단점인 게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안 원장은 "한편으로 '낡은 체제'와 결별해야 하는 시대에 '나쁜 경험'이 적다는 게 오히려 다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며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을 예로 들었다.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경선에 나갔을 때, 다른 후보들에 비해 경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공격을 많이 받았다"며 "그 때 클린턴은 '정치 경험이 길지 않다은 것은 맞지만, 경험에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이 있다. 나쁜 경험을 오래하는 것보다는 아무런 경험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얘길 했다"며 "저 역시 기성 정치권의 나쁜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게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비록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은 없지만 긴 기간 동안 사회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을 열심히 해왔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만일 정치를 한다면 이런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