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가 서울 명동 한복판에 나타났다. 그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 한 '명동스타일'을 선보였다. 이 동영상은 트위터 등 온라인을 타고 퍼져 실시간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누리꾼들의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2월19일 대선을 앞두고 지금껏 보지 못한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젊은 세대들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스킨십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두관 후보의 '8·15'번지점프, 손학규 후보의 '팬더학규' 동영상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시도는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부터 감지됐다. 박원순 시장은 당시 선거과정에서 트위터를 활용해 대중들과 소통을 강화했고, 당선 후에도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지자들과 번개모임을 갖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밤새 트위터로 수해상황 중계를 해 누리꾼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의 이런 시도는 어디까지나 '부차적' 이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겉으로 보이는 일회성 행사보다는 어떤 정책으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여야의 진지한 정책대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데, 정책이 이벤트에 밀리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의제로 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등의 현실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경영권이 위협받는 현 상황이 위태로울 수 밖 에 없고, 그러다보니 투자계획 등도 새 정부 이후로 미뤄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박근혜 후보는 선출 직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이해가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우선순위에서 아쉬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경제민주화' 의제를 새누리당에 빼앗긴 형국인 민주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연구회'를 창립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 대응하는 '연구회'는 22일 창립식에서 '한국재벌 소유지분의 과거 그리고 현재'라는 주제로 특강을 개최했다.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자신들이 선점해온 '경제민주화'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인데, 경제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보다는 정략적인 대응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선에서 국민소통과 대중 스킨십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그 시도들이 '이벤트 정치'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정책제시가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