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취임 1년 류우익 장관, 시간이 별로 없다

[기자수첩]취임 1년 류우익 장관, 시간이 별로 없다

송정훈 기자
2012.09.19 17:00

통일부의 지나친 비밀주의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통일부가 대북 수해지원 제의와 물품 통지문 발송, 이산가족 상봉 제의 사실을 숨겨 대국민 소통 부재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는 당초 지난 3일 대북 수해지원 실무협의 제의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제의 직전은 물론 제의 직후에도 계속 "제의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그러다 지난 7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제의 사실을 공개하자 곧바로 사실을 밝혔다. 한술 더 떠 지난 11일 북한에 대북 수해지원 물품 통지문을 발송한 사실에 대해서는 다음날 북한이 수해 거부 의사를 밝힐 때까지 "관련부처 간 협의가 남아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이뿐 만이 아니다. 지난 8월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실무협의를 제의한 사실을 숨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북측에서 남측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사실을 보도해 제의 사실이 들통 나기도 했다. 지난해엔 북한의 수해지원 품목 제의와 정부의 B형 예방백신 지원 사실을 숨기다 언론에서 보도하자 사실을 인정했다.

이쯤 되니 통일부 당국자들의 연기력(?)이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남북 간에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일일이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더 심각한 것은 통일부의 '입'인 대변인 등 핵심 당국자들이 최근 대북 수해지원,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을 숨긴 게 아니라 아예 몰랐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대북 수해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은 통일부 담당 부서 책임자나 장관, 차관 등을 제외하고 다른 고위 당국자들에게도 알리지 않을 만큼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평가가 극명히 엇갈린다. 대북 강경 정책을 고수하면서 일관성을 갖췄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내몰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대국민 소통이 평가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9일 취임 1주년을 맞은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시간이 별로 없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 5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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