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진심 캠프'에 지지자 100여 명이 모였다. '캠프 이름 짓기'에 참여한 페이스북 친구들과 '번개 모임'이었다. 안 후보는 참가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고 새 명함도 나눠줬다.
이날 캠프 사무실은 문을 연 지 일주일이 채 안 돼 기자실을 제외하고는 집기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 방문객들은 의자가 마련돼 있지 않아 우왕좌왕하다 신문을 깔고 맨 땅에 앉아 후보를 기다렸다.
안 후보 캠프는 다른 후보에 비해 두 달 가량 늦게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 탓에 준비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대선 출마 선언 장소 선정에서부터 티가 났다. 유민영 대변인은 "기자회견 목적에 맞는 장소를 찾아 구세군 아트홀을 정했으나 휴일에는 예약을 할 수 없어 출마선언 이틀 전에야 대관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 선언 장소의 상징성을 고려해 오랜 논의를 하거나 SNS 여론을 듣는 과정을 거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는 '여유로움'에서 차이가 났다.
이런 차이는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는 데에서도 나타난다. 안 후보 캠프는 지난 달 25일부터 다음 블로그 '티스토리'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책 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다. 이를 본 일부 트위터리안은 안 캠프가 자체적인 작업 보다 일반인 포럼에서 나온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캠프 내 이론 및 정책적 역량과 경험을 축적해 온 최고의 전문가집단이 안 후보와 함께 주요 정책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으며 결과는 곧 공개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존의 정책 마련 작업에 일반인 포럼을 병행해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책은 이제 막 구체화되고 있다. 안 캠프의 경제 정책 총괄역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지난달 27일 캠프 합류 기자회견에서 "오늘 새벽 마음을 결정했다"며 "지금 당장 정책을 만들어도 부족할 정도로 시간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 안 후보는 SNS에서 이슈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책이 아닌 '의혹 검증'면에서다. 안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상대 후보들에게 "흑색선전이 없는 정책선거를 하자"고 제안했다. 시간이 부족했던 안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를 극복하고 정책선거로 이슈를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