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는 강남스타일, 안철수는 '안철수스타일'로 가야"

"싸이는 강남스타일, 안철수는 '안철수스타일'로 가야"

대담=송기용 정치경제부장, 정리=김익태,김세관 기자
2012.10.08 09:23

안철수 멘토 이헌재 전 부총리, 수평적 사고능력 安···꽉 막힌 상황 해결 적합

최근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경제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7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초고속성장으로 이끌었던 60년대 체제가 그 수명을 다했고, 부작용만 남아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사회가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하는데 '수평적 사고능력'을 가진 안철수가 그것을 대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에 대해선 "성인군자도 아니고 나이 50 넘었는데 문제가 전혀 없을 수 있겠냐"며 "인정할 건 인정하고 아니면 아닌 걸로 설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운계약서 작성 논란과 관련해선 "과거의 관행과 제도에 문제가 있어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고 진화하는데, 현재의 제도 잣대로 그전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총리는 "안 후보가 설익은 정책을 갖고 (다른 후보) 뒤 따라 가지 말아야 한다"며 "다른 후보들처럼 명망가들을 병풍처럼 죽 세워놓고 세를 과시하는 것도 안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급해지면 그리 하고 싶을 수 있지만,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안철수는 안철수 스타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다음은 이 전 부총리와 인터뷰 전문.

-최근 '경제는 정치다'라는 책을 펴내셨는데요.

▶작년 박선숙 (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 강금실 변호사 등 몇 분과 공부모임을 했어요. 그때 얘기한 것들을 기록해 출판하게 된 것입니다. 첫 모임 주제가 '대혼돈' 이었고, 그 때 '안철수 현상'을 얘기했습니다. 작년 11월쯤입니다. 구질서가 부서져 더 이상 작동을 안 하고 있는데,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지 않아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봤습니다. 성공했던 1960년대 체제의 빛과 그림자 중 그림자만 남아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변화해야 된다는 대중적 욕구가 안철수를 통해 나타난 겁니다. 그 후 안 후보와도 만나게 됐고 최근 몇 달 가끔 찾아오고, 이것저것 의논했습니다.

-안 후보와 경제문제에 대해 토론을 많이 했나요.

▶ 안 후보는 공부가 많이 돼 있었어요. 기업하면서 다소 편향된 시각도 있었지만, 많이 다듬어져 경제문제를 보는 시각과 마음이 굉장히 체화돼 있더군요. 여러 번 만났는데 막연한 게 아니고 다 소화시킨 뒤 꼭 구체적인 포인트를 갖고 질문했습니다.

-안 후보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확장성입니다. 안 후보는 어떤 이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본인이 아무리 자유롭다 해도 '박근혜는 이런 분'이라는 정해진 모습이 있지 않나요. 문재인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서로 살아온 길이 다를 뿐이지 같은 세대와 같은 사고 체제에 속에 있습니다. 안 후보는 미래를 열어나가는데 있어 장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느냐 못 주느냐 여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안 후보가 어떻게 다르다는 것인지요.

▶안 후보는 수평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같이 더불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이뤄지는 일방적 지시가 아닌 토론을 통해 답을 찾아 가는 수평적 사고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적응력도 갖고 있습니다. 반면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수직적 조직과 집단 속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수평적 사고가 대선 후보의 덕목으로 중요한 이유는 뭔가요.

▶현재 상황은 꽉 막혀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의약분업은 물론 골목상권 하나도 못 풀고 있습니다. 환경과 개발이, 지방과 수도권이 묶여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게 없습니다. 이런 게 다수결로 풀리겠습니까? 이해 관계자, 학자, 정부 등이 모두 모여 앉아 문제를 같이 풀어야 합니다. 이렇게 풀어나가는 게 경제민주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건 수평적 사고를 해야 가능합니다. 수직적 사고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수평적 사고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옛날 같은 일사불란함은 없겠죠. 우리는 국가주도의 일사불란한 체제에 젖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미덥지 못한 측면이 있을 겁니다. 그 대신 수평적으로 정책을 추구하면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많아집니다. 추진이 더뎌도 갈등 해결의 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서 '경제는 정치다'에서 언급하신 창조경제, 창의기업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네요.

▶앞으론 수평적 사고로 가야 합니다. 정부가 싸이 보고 돈 주며 강남 스타일 만들라고 명령하면 만들어지겠습니까. 수많은 우여곡절을 통해 만들어진 것 아닌가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 많은 사회적 비난도 받았지만, 결국 K-POP을 만들었습니다. 보이지 않은 고용이 굉장할 것입니다. 앞으로 제조업이 성공할 수도 있지만, 고용효과가 없어지니 국민경제와 괴리가 점점 커질 것입니다.

-안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덜 준비된 대통령'이란 지적도 나오는데요.

▶그것은 아마도 수직적 세대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평가일 것입니다. 세대별로 시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안 후보가 '정책포럼'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토론과정을 보게 될 것입니다. 국민들이 보고 선택하지 않겠습니까. 패러다임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으로 새로운 정치 지평을 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관료들은 다른 나라 공무원보다 역량은 있지만, 정치적 리더십과 제대로 접목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공복이라는 입장에서 그 때 그 때 들어온 정치적 집권세력의 입맛에 따라 집행해왔습니다. 수평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정치적 집단과 우리나라를 여기까지 끌어온 대표적 수직조직인 관료집단이 성공적으로 접목한다면 하등의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조직과 세력이 없으면 힘들지 않을까요.

▶기성정당과 같은 조직이 없으니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안철수 현상'을 제대로 봐야 합니다. 열대성 저기압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구름 한두 개가 계속 합쳐져 커진 뒤 흡입력이 생겨 돌기 시작합니다. 그게 모이면 어마어마한 위력의 태풍으로 바뀝니다. 지금 안철수라는 이름 아래 수없이 많은 변화의 구름이 모여 있습니다. 사회를 흔들 태풍으로 갈지 여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이미 변화를 촉발시키지 않았습니까? 문 후보 쪽은 용광로 인사를 하겠다고 하고, 박 후보 쪽은 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것으로 보시나요.

▶추석 민심이 대선까지 간다고 하는데 지금 미미한 변동 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좀 더 지켜보겠다는 것 아닌가요. 안 후보는 국민의 명령을 받고 나섰습니다. 공인 인만큼 단일화를 하든 그만두던 국민의 목소리가 있어야 움직일 것입니다.

-안 후보가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정치를 계속할 것으로 보시나요.

▶미래를 위한 변화와 개혁에 필요한 사회적 역할을 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 아닌가요. 한국의 정치.경제 공동체에서 '네 역할은 끝났어'라고 할 때까지 공인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봅니다.

-안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견뎌낼 수 있을까요.

▶성인군자도 아니고 나이 50 넘었는데 문제가 전혀 없을 수 있겠습니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아니면 아닌 걸로 설명하면 됩니다. 다운계약서 만해도 과거의 관행과 제도에 문제가 있어서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고 진화하는데, 현재의 제도 잣대로 그전 행위를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안 후보가 뭘 더 보완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설익은 정책을 갖고 (다른 후보) 뒤 따라 가지 말아야 합니다. 설익은 정책을 내놓으면 국민들이 더 못 믿습니다. 다른 후보들처럼 명망가들을 병풍처럼 죽 세워놓고 세를 과시하는 것도 안했으면 합니다. 급해지면 그리 하고 싶을 수 있지만,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안철수는 안철수 스타일로 가야 합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익태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