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이 먼저다]<1>정치개혁이 필요한 이유
정치권이 대선을 맞아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공약들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치쇄신과 민생을 외치며 출범한 19대 국회마저 발의된 민생법안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서민생활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12월 대선에만 매몰돼 있어 당분간 산적한 민생법안 처리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가 진정 국민의 의지를 받들어 민생을 챙기도록 하려면 말로만 개혁을 부르짖는 것이 아닌 고강도 `정치쇄신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여야 모두 정치쇄신 필요성에 공감하고 대선 공약으로 다양한 정치 쇄신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민생법안 통과는 외면하고 있어 정치쇄신 구호가 진정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9대 국회 개원 후 지난달 31일까지 접수된 법안 수는 2359개이며, 이중 지금껏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114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통과된 법안도 민생관련 법안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현재 발의된 민생 법안들의 경우 해당 상임위 소위 심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대로 가다간 19대 국회 역시 6500여 건이 처리되지 않고 폐기돼 기록을 세운 18대 국회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현재 계류된 법안 중 민생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한 법안은 △서비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자본시장 체질을 강화할 수 있는 자본시장통합법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제고하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한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에 관한 법률 등이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자본시장통합법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1만8000개의 일자리와 12조원의 국민경제 생산유발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8대 국회서 폐기됐고 19대에서도 논의가 전무한 상황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역시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을 높여 일자리 창출과 침체된 경제살리기에 기여할 법안으로 꼽히지만 마찬가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성폭력 피해를 입은 성인 장애인에게 국선변호인을 지정토록한 성폭력처벌법 △아파트 시공사에 하자보수책임을 중히 묻도록 한 집합건물법 △개인회생 신청사건 절차 등을 규정한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 등 시급한 민생법안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새해 예산 심사 때문에 관련 법안들의 정기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11월 22일까지 여야가 예산안 심의를 끝내기로 한만큼 여야의 관심이 예산안에 집중되면서 다른 민생법안들이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PICK!
반면 여야는 선거를 의식해 `경제민주화' 법안 통과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결국 대선 이슈에 휘둘려 이번 정기국회에서 기업들의 경영 의욕을 꺾을 것으로 우려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은 통과되고 민생법안은 다시 묻힐 가능성이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지금 정치권은 우려할 정도로 기업에 대한 규제만을 얘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제들은 기업 활동을 제약해 경영성과는 물론 일자리도 줄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 경제 공약을 담당하는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 역시 "과도한 대기업규제는 대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을 늘려 국내 제조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역대 대선 때마다 정치개혁이 화두로 등장했지만 특히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쇄신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는 그만큼 정치쇄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그는 "`안철수 바람' 역시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정치권이 스스로 만든 정당정치 위기에 대한 해법을 내놓아야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