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이슈]대선주자 펀드, 선거자금 충당·지지세 결집 두마리 토끼 노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이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지난 15일 펀드방식으로 선거자금을 모금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동안 "펀드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나쁜 돈이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펀드 모금을 꺼려왔던 새누리당이지만 지난 13일 선대위 회의 이후 펀드 개설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당비 납부율 8~9%에 그쳐…단시간·저비용 모금방식으로 펀드에 주목
이처럼 대선주자들이 펀드 방식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선거자금 충당과 지지세 결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외에 대선후보가 선거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방식은 공식 후원금, 당원 당비, 국고보조금, 금융기관 대출 등이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상 후원금은 총 법정선거자금 한도액(18대 대선 기준 559억 7700만원)의 5%인 약 28억 원까지밖에 모금할 수 없다. 당비도 대선자금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의 비율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9.5%, 민주통합당 8.1%에 그쳤다. 새누리당에게는 157억 원, 민주통합당에는 152억 원의 국고보조금이 주어지지만 소속 정당이 없는 안 후보는 당비나 국고보조금조차 기대할 수 없다.
반면 펀드 방식은 비교적 짧은 기간과 적은 비용으로 선거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문 후보는 지난달 22일 '문재인 담쟁이펀드'를 출시한 지 56시간 만에 목표액 200억원을 달성했다. 문 후보는 10만 명 참여를 목표로 2차 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안 후보가 지난 13일 출시한 '안철수 국민펀드'는 16일 오후 2시30분 현재 120억 9,430여만 원 가량을 모금했다. 두 펀드 모두 연 3.09%(10월 1일자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기준)의 금리를 내걸었다. 250억 원을 목표로 곧 출시될 박근혜 펀드' 역시 연이율이 3%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15%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의 법정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해준다. 이렇게 원금은 선관위로부터 보전 받고 후보 측에서 이자만 부담하면 선거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정치인 펀드의 투자기간이 3~4개월임을 감안하면 지급해야 할 이자는 모금액의 1%안팎에 그친다. 또 선관위는 정치인 펀드를 정치후원금이 아닌 후보와 투자자 간의 개인적 거래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1인당 상한액 제한도 없고, 교사, 공무원의 참여도 가능하다.

◆ '국민 참여', '깨끗한 선거'라는 긍정적 이미지… 朴 "또 하나의 선거운동"
펀드가 갖는 '무형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안 후보는 펀드 출시를 앞둔 12일 "(펀드 모금을 통해) 출마 결심에서부터 완주의 전 과정을 국민과 함께 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참여를 호소했다. 문 후보도 지난 달 21일 펀드 출자자들에게 "이자뿐 아니라 깨끗한 선거, 정권교체, 새로운 정치 보너스까지 듬뿍 돌려 드리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펀드 개설에 회의적이었던 박 후보도 지난 15일에는 펀드 개설 계획을 알리며 "펀드 참여는 자신의 소중한 뜻을 담는 것이고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선거운동"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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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장점때문에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에서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등이 펀드 방식으로 선거자금을 모았다. 지난 4.11 총선에서는 후보 30여 명이 연이율 3~6%를 약속하며 투자자 모집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3월에는 세종시 교육감 선거에서 최교진 예비후보가 펀드를 개설해 10일 만에 1억원을 모금하는 등 교육감 선거에서도 펀드 바람이 일고 있다.

◆ 정치인 펀드는 '개인 간 금전거래'
자본시장법·공직선거법 보호 받을 수 없음에 유의해야
일각에서는 '정치인 펀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 13일에는 펀드투자상담사 이모씨(52)가 "정치인 펀드가 정부 인허가 없이 불특정다수로부터 모금을 하는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며 부산지검에 문 후보를 고발했다. 하지만 이미 선관위가 정치인 펀드를 개인 간 금전 거래로 해석한데다, 연이율이 시중 은행의 정기예금과 유사한 수준인 3%선이어서 유사수신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개인 간 금전거래로 분류되는 만큼, 자본시장법이나 공직선거법에 의해 투자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숙지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4.11 총선 당시 펀드를 모금했다가 15%미만의 득표율로 낙선한 일부 후보가 원금과 이자를 약속한 기한 내에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 여론조사 추이로는 세 후보 모두 15%이상의 지지율을 얻고 있으며 득표율에 관계없이 원리금 전액 상환을 약속하고 있어 대선 펀드에서 이같은 사태가 일어날 확률은 극히 낮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투자금을 보전 받지 못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소송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편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지는 경우, 펀드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을 입지 않는다. 안 후보 선거캠프의 박상혁 부대변인은 "후보 단일화로 인해 안 후보가 물러나게 될 경우 단일화가 마무리된 시점까지 연이율을 일할계산한다"라며 "안 후보 개인 재산으로라도 반드시 원리금을 상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펀드 운영팀 관계자 역시 "원금은 후보자 등록일(11월25일~26일) 전까지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만일 안 후보로 단일화되면 원금과 함께 일할계산된 이자가 지급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