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를 예고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4일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했다. 임 본부장은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 국무부 당국자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 미사일 저지를 위한 공조 체제 강화 방침을 확인했다. 임 본부장은 5일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안 하는 게 최고의 결과라는 판단아래 외교적 노력을 끝까지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통일부도 이례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 비용을 공개하면서 측면지원에 나섰다. 통일부는 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비용이 13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고, 국방부는 전날 북한의 미사일과 핵 개발 비용이 최대 32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북한 당국이 식량난 등 당면한 경제난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어렵다는 게 정부의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김정일 사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북한의 대외 여건을 감안할 때 미사일 발사는 "폭탄을 안고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일"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하자 정부는 허를 찔렸다는 표정이다.
북한의 도발로 남북 관계는 다시 한동안 경색될 수밖에 없다. 대선을 앞두고 한국의 유력 후보들이 유연한 대북정책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북한의 최대 식량지원국인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게 자명하다. 지난 4월 미사일 발사로 2.29 북미 합의가 무산된데 이어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의 관계는 물론 향후 북미 관계를 고려하면 북한의 속셈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북한은 98년부터 지난 4월까지 세 차례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예고했다. 그 때마다 미사일 발사를 예상하지 못했던 정부는 발사가 코앞에 닥치면 어김없이 대북 압박 카드를 꺼내들었고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정부의 선제적인 대북 억지력이 실종된 것인데, 이번에도 상황은 별반 다를 게 없이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