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兆? 택도없다!'...與 '공약 축소·증세' 군불때기

'135兆? 택도없다!'...與 '공약 축소·증세' 군불때기

김경환, 김성휘 기자
2013.01.16 18:10

(종합)與 일부 선별적 복지공약 이행-증세 필요성 공론화…민주 "증세 필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당시 공약 이행에 '연간 27조원, 5년간 총 135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박 당선인은 공약 이행을 위해 증세는 필요하지 않으며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16조2000억원(60%), 세원 확대 등을 통해 10조8000억 원(40%)을 마련하겠다고 제시했다.

박 당선인이 제시한 주요 공약은 만65세 이상 노인에 기초연금 20만 원 지급,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 만 0~5세 무상보육, 양육수당 지원, 반값등록금, 고교 무상교육, 병사 월급 2배 인상 등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행에 나설 경우 몇 배의 재원이 필요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제기된다. 결국 증세 없이 공약을 이행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증세 없이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는 박 당선인 측 주문에 난감해 하고 있다.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원 확보에 나서더라도 공약을 선별하거나 공약 축소하는 과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과감한 복지 공약 축소나 증세론이 대두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박 당선인 측도 결국 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사회적대타협에 따른 증세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올해 예산안에 반영된 공약은 만 0~5세 무상보육(1조2500억원), 대학등록금 지원(1조500억원) 등 일부에 그친다. 자금소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초(노령)연금과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등은 정부 부처와 재원 마련을 조율 중이지만 이견이 매우 큰 상황이다.

일례로 박 당선인 측은 기초연금 20만 원 지급에 들어가는 예산을 4년간 총 16조원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공약 시행연도인 2014년에만 14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당선인 측은 4대 중증질환 건보보장에 연평균 1조5000억원의 재원만 추가로 마련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구노령화와 의료수요 증가에 따른 부담을 고려할 때 평균 2조~3조원 예산이 추가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복지 공약 실행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제기되며, 일각에서는 증세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는 16일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선거 때 내놓은 공약을 한꺼번에 지키려면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공약 자체에 매달리기보다) 공약의 정신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부는 가능한 범위에서 공약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현실적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인수위는 공약의 우선 순위를 정해서 추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 김재원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 "공약을 무조건 지키겠다고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며 "재정개혁으로 재원 마련이 안된다면 증세를 통해 공약을 지키거나 증세 대신 일정 공약을 지킬 수 없다고 선언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나은지 선택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지난 14일 "원칙이 훼손되거나 예산이 없는데도 무조건 공약을 이행해야 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은 "앞으로 복지재원이 많이 필요하게 되면 1인당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서 세율인상도 불가피하다"고 증세 필요성을 언급했다.

민주통합당도 복지공약을 추진하려면 증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 당선인의 민생복지 공약은 현재 예산구조로 전부 달성하기 불가능하다"며 "일부 공약이 예산에 반영됐지만 기초노령연금 20만원 지급 등 대부분 공약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를 다 반영되려면 최소한 지금보다 수십조 원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출조정, 지하경제양성화는 당연히 해야 하지만 그것으로 수십조 원을 조달할 수 없다. 솔직하게 증세 필요성을 인정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가장 합리적인지 논의하고 국민들을 적극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당선인도 국민이 원하는 복지수준과 부담에 대한 사회적대타협이 있을 경우 증세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공약을 이행하려면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 중심 증세안이 논의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도 "복지수준을 높이려면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결국 장기적으로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인수위원회도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 수정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별 공약들의 수준이 서로 다른지, 중복되지 않는지, 지나치게 포괄적이지 않은지에 대해 분석·진단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경환 기자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