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에 예산 구조조정도 검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사회기반시설(SOC) 투자의 낭비 요인 점검을 당부하면서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SOC 예산 절감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 당선인은 그동안 복지 재원 마련 방안으로 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제시해왔다.
2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인수위 경제2분과와 국정과제 토론회를 갖고 "SOC 투자만 해도 일년에 몇조원씩 하게 되는데, 전국에 다녀보면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도 많다"며 "SOC 투자가 낭비되는 곳은 없는지 점검해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이 직접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까지 거론하며 도로 과잉 건설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향후 도로 건설 예산 편성시 예비타당성 조사 등이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올해 예산안에 따르면 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3710억원 늘어난 24조3000억원으로 전체 예산 342조원의 7.1%를 차지했다. SOC 예산을 10%만 절감해도 2조4300억원의 재정적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SOC 예산 규모는 19조2000억원으로 전체 예산 182조6000억원의 10.5%에 달했다. SOC 투자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 정부에서 SOC 예산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던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어느 나라든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개발도상국일 때에는 SOC 등 경제예산의 비율이 높다가 선진국으로 넘어가면서 경제예산의 비중이 줄고 대신 복지예산의 비중이 높아진다"며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도 그런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의의 복지 분야 예산인 보건·복지·노동 예산의 경우 올해 97조4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28.5%를 차지했다.
박 당선인의 주요 복지 공약으로는 △만65세 이상 노인에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 △만 0~5세 무상보육 및 양육수당 지원 △반값등록금 △고교 무상교육 등이 있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말 대선 당시 공약 이행에 '연간 27조원, 5년간 총 135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매년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16조2000억원(60%), 세원 확대 등을 통해 10조8000억원(40%)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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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원 확대와 관련, 인수위는 국세청의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접근 확대 등을 통해 지하경제에 해당하는 자금흐름에 대해서 과세를 추진할 방침이다. 인수위는 현재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를 연간 346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또 비과세·감면 정리에 대해서도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 25일 인수위 경제1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비과세 감면은 일단 일몰이 되면 무조건 다 끝내는 것으로 해야 (한다)"라며 "일몰 오면 무조건 일몰. 예외는 없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편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SOC 투자 예산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연구용역을 맡겨 공사비 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를 한 뒤 결정된다는 점에서 쉽게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만약 SOC 예산 절감 지시가 내려온다면 구체적으로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